황달에 흰색변... 신생아 담도폐쇄증 가능성

황달에 흰색변... 신생아 담도폐쇄증 가능성

신생아 황달은 흔하게 나타나 대부분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생후 2개월 된 지원(가명, 여아)이에게도 황달이 나타났지만 증상은 달랐다. 2주 넘게 황달이 멈추지 않았고, 계속 흰색 변이 나왔다. 병원에서 초음파검사를 한 결과, 담낭이 거의 보이지 않는 담도폐쇄증으로 진단됐다. 지원이는 생후 63일 만에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신생아 황달은 대부분 생리적이다. 담즙 구성성분의 하나로 헤모글로빈에서 만들어지는 빌리루빈의 농도가 증가해 아기의 눈 흰자와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증상을 보인다. 생후 일주일 이내에 신생아의 60~80%에서 관찰되는데, 일주일 안에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그러나 생후 첫날에 황달이 발견되거나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적 황달을 의심해야 한다. 지원이처럼 간혹 ‘담도폐쇄’가 원인이 돼 황달이 생기면 간이 손상되고, 간경화로 진행되다가 간부전으로까지 이어져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후 2세 이전에 사망에 이르게 된다.

담도폐쇄증은 간에서 십이지장으로 담즙을 보내는 통로인 담관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폐쇄돼 담즙이 소화관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쌓이면서 간에 손상을 준다. 이 때문에 심한 황달이 생기고, 음식물이 담즙과 섞이지 않아 두부 같이 하얀 대변을 보면서 간경화로 진행된다.

신생아 담도폐쇄는 출생인구 1~2만명 중 한명 정도 발생하며, 발병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선천성 희귀질환이다.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외과 박귀원 교수는 “아기가 황달이 있고, 변을 하얗게 보아도 잘 자라며 건강해 보이기 때문에 엄마나 소아과의사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담도폐쇄증 치료를 위해서는 망가진 담도와 담낭을 모두 절제하고, 담도와 소장을 직접 연결해 새로운 담도를 만들어 주는 일명 ‘카사이(Kasai) 수술’이 시행된다. 고난이도 수술로 지난 1959년 일본 토호쿠대학의 카사이 교수가 처음 시행해 1970년대 들어 보편화됐지만, 국내에는 해당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숙련된 의사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귀원 교수는 “담도폐쇄증은 태아 때부터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수술시 연령이 어리면 어릴수록 수술 후 경과가 좋기 때문에 가능하면 생후 2개월 이내에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황달이나 신생아 간염 등과 임상증상이 비슷해서 서로 감별하기가 쉽지 않고 감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수술 시기가 늦어져 위험해 질수도 있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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