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개입 뒤... 척추수술 등 크게 줄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17개 진료 항목에 대한 선별집중심사를 벌여 943억원의 의료비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이번에 절감된 의료비 943억원 중 607억원은 의료기관 스스로 진료행태를 개선해 청구량이 감소한 데 따른 사전예방 금액이었고, 나머지는 심사조정 금액이었다.
선별집중심사란 급격한 진료비 증가나 사회 이슈화로 의료기관의 진료행태 개선이 필요한 항목을 선정해 적정진료가 이뤄지도록 집중 관리하는 제도로 지난 2007년부터 실시됐다. 지난해 선정된 항목은 척추수술과 한방병원 입원 등 진료비 증가가 우려되는 7개, 향정신성 의약품 장기처방 등 사회적 이슈 4개, 뇌 MRI(자기공명영상진단) 등 심사상 관리가 필요한 6개 등 모두 17개였다.
지난해 척추수술과 갑상선 검사, 뇌 MRI 등 17개 항목에 대한 선별집중심사 결과, 16개 항목에서 적정진료 목표 수준을 달성했다. 평균 64.8%의 대상기관이 진료행태를 개선해 60.9%였던 전년보다 3.9%P 향상됐다. 지난 2013년에는 총 16개 항목을 집중 심사해 846억원의 의료비를 절감했다.
대상항목 가운데 ‘대장암 수술 후 사용한 1군 항암제’에서 180개 기관 중 148개 기관이 진료행태를 개선해 가장 높은 82.2%의 개선율을 보였다. 이는 선별집중심사가 항암제 투여가 필요 없는 수술 후 1기 환자의 적정 진료와 환자안전 보호에 기여했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2010년부터 대상항목으로 선정된 ‘척추수술’의 경우 수술률이 2010년 15.9%에서 지난해 9.9%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 의료기관에서 자율적으로 진료행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수술은 응급상황이 아니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하도록 권고되고 있다.
‘향정신성약물 장기처방’ 역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해 효과를 거뒀다. 지난해 1.1%로 전년대비 4.3%p 감소했다. 향정신성약물 장기처방은 지속적인 증가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어 오남용과 내성 발생의 위해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선별집중심사 항목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CT(전산화단층촬영)에서는 목표에 못 미쳤다. 지난해 4.9% 증가의 증가율을 기록해 2011-2013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인 2%를 넘어섰다. 심평원은 해당 의료기관별 분석을 통한 맞춤형 정보제공과 간담회 등을 통해 일반CT에 대한 적정진료를 유도하고 피폭의 위험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선별집중심사를 지속할 예정이다.
심평원 강지선 심사1실장은 “올해에도 ‘양전자단층촬영(PET)’, ‘갑상선 수술’, ‘중재적방사선시술’, ‘내시경하 부비동 근본수술(복잡)’을 추가한 총 18개 항목에 대한 선별집중심사로 국민 의료의 질과 비용의 적정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