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부족 때 쉽게 살찌는 건 진화의 산물
낮 시간에 많이 먹게 돼
잠이 부족하면 신체에 여러 가지 문제가 일어난다.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세균, 바이러스가 쉽게 침입해 감기를 비롯한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또 피부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다크서클이 생기며 주름 같은 피부 노화가 시작될 수도 있다.
하루 동안의 피로를 풀어주는 수면이 충분하지 못하면 피로를 해소하지 못해 만성피로에 쉽게 빠지게 된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집중력 저하로 학업에 지장을 받거나 일의 능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잠을 충분히 자야 몸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가동돼 배고픔을 덜 느끼고 결과적으로 날씬하고 건강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프랑스에 있는 유럽미각과학센터 연구팀은 정상체중의 건강한 남성 12명을 대상으로 수면시간을 조절했을 때 음식 섭취와 에너지 소비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연구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첫 날은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 8시간 동안 잠을 잤고, 다음 날은 오전 2시부터 오전 6시까지 4시간만 잠을 잤다. 연구팀은 이들의 수면시간만 차이 나게 하고 잠에서 깬 뒤 음식을 마음껏 먹게 하는 등 일상생활은 평소처럼 하도록 했다.
그 결과, 잠을 4시간만 잤을 때 배고픔을 강하게 느끼고 음식도 더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을 4시간만 잤을 때는 8시간 잤을 때보다 평균 560칼로리(평소 먹는 양의 22%)를 더 먹었다.
연구팀은 잠이 부족할 때 더 먹게 되는 이유를 포유동물의 진화 방식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포유동물은 낮이 길고 밤이 짧으며 식량이 풍부한 여름철에 영양분을 되도록 체내에 많이 저장하도록 진화했다. 따라서 잠이 부족해서 낮이 길어질 때 음식을 더 먹게 된다는 설명이다.
과거 연구에서도 잠을 덜 자면 쉽게 살이 찐다는 사실은 자주 보고돼 수면부족이 현대의 비만 증가 환경요소로 지목돼 왔다. 연구팀의 로랑 브롱델 박사는 “잠자는 시간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음식량을 조절하고 기억력을 높이는 등 여러 가지 필요한 일을 잘하도록 몸을 복구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