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남편이... 가족 대상 강력범죄 급증

아버지가...남편이... 가족 대상 강력범죄 급증

 

최근 경기도 안산의 한 주택가에서 별거 중인 아내를 찾던 남편이 아내의 전 남편과 의붓딸을 살해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벌어지기 불과 한주 전에도 서울 서초동에서 한 가장이 세 모녀를 살해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요즘 가족 대상 강력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도 가족범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수사과학(Forensic Science)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FBI의 살인 보고서 데이터를 분석하면 최근 30년간 부모가 자식을 살해한 가족범죄가 매년 평균 3000건에 달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만 매일 8명의 무고한 아이들이 부모에 의해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자식살해의 가해자는 여성보다 남성이 절대적으로 많다. 자식살해범죄의 78.3%가 아버지라는 것이다. 국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매년 비속살해가 평균 30여건에 달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가족범죄의 원인은 무엇일까. 범죄심리학자들은 경제적으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나 무력감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가부장문화로 인해 자식을 소유물로 판단하는 시각 역시 약자인 자녀를 희생물로 만드는 한 원인이다.

또 한 가지,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의 증가도 원인 제공을 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형사사법·행동(Criminal Justice and Behavior)저널’에 실린 논문이 이를 뒷받침한다.

노스웨스턴대학교 정신의학과 연구진이 감옥에 수감된 살인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연구에 따르면 계획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감정 장애나 정신질환을 겪은 경험이 많았다. 또 충동적인 살해를 범한 사람들은 지적장애나 인지기능에 문제가 있는 확률이 높았다. 알코올중독이나 약물중독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가족범죄도 분명 충동적 살해와 계획적 살해 중 한 형태로 나타난다.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정신질환과 범죄 사이의 연관성을 보다 면밀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예방책을 마련해야 강력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경제적 가치를 최우위로 놓는 사회적 시각이나 가부장적 문화를 개선해야 또 다른 가족 범죄의 발생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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