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속 BPA 과잉행동장애 유발
‘충동조절장애 급증’ 이라는 말이 나올 때 마다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최근 일시적인 충동과 욕구를 조절하지 못해 공개적인 자리에서 막말을 쏟아내 지탄받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충돌조절장애에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도 포함된다. 아이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리를 지르고 몸을 꼬는 등 과잉행동을 일삼아 주위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질환이다. 요즘 ADHD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늘고 있어 수많은 부모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최근 캐나다 캘거리대학 연구진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가정용 플라스틱 제품에 사용되는 비스페놀 A(BPA)와 비스페놀 S(BPS)가 제브라피시(줄무늬가 있는 열대어)의 과잉행동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사람 태아의 뇌 발달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쥐를 대상으로 BPA와 BPS를 노출시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다른 연구에서는 임신부에게 BPA가 함유된 제품을 자제토록 권유하고 있다.
가정용 플라스틱과 에폭시수지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BPA 화학물질은 전 세계에서 다량 생산되고 있다. 많은 제조업체들이 위해성 논란을 의식해 BPA 대신 BPS를 사용해 만든 제품에 ‘BPA 프리’로 표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BPA와 BPS 모두 뇌 발달에 변형을 일으켜 실험 대상이었던 제브라피시에 과잉행동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브라피시는 유전자의 80%가 인체와 닮아있어 배아의 뇌 발달을 연구하는데 많이 사용된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데보라 박사는 “매우 낮은 용량을 대상으로 실험했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실험 결과를 보고 우리 연구원들도 매우 놀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