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담배 끊게 하려면 돈을 풀어야”
직원 건강을 위해 금연회사를 꿈꾸는 오너라면 동기부여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담배를 피우는 직장인에게 금연 성공비 등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1년 이상 금연에 성공할 가능성을 5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금연한 개인보다 해당 직원이 소속된 직장 내 부서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소화기내과 이상학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는 병원 직원 28명과 이들이 소속된 6개 부서를 대상으로 흡연 성공 시 금전적 인센티브를 해당 부서에 제공한 결과, 흡연자의 3개월 뒤 금연 성공률은 61%, 6개월 뒤 54%, 1년 뒤 50%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다른 금연 방안과 비교했을 때 매우 주목할 만한 성과다. 해외 연구들을 보면 금연 전문약 복용과 행동보조요법을 병행했을 때 1년 뒤 금연 성공률은 15~30%, 흡연의 폐해 등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거나 흡연자의 의지에만 기댔을 때에는 5%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 교수팀의 연구와 비슷한 결과는 해외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지난 2009년 세계적 권위의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기업에서 담배를 끊은 개인에게 경제적 보상을 제공했더니 9∼12개월 후 금연 성공률이 14%에 이르렀다. 이 연구에서는 부서가 아닌 개인에게 금연 프로그램 이수 시 100달러, 6개월 금연할 경우 250달러, 1년 금연할 경우 400달러가 주어졌다.
하지만 금연자로 인해 흡연자의 인센티브가 사라진다면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교수는 “우리 연구에서는 경제적 보상을 금연에 성공한 개인이 아닌 집단에 줬다”며 “직장 동료들의 관심과 압력을 받아 담배를 끊으면 인센티브가 끊겨도 금연 효과에서 관성이 발동한다”고 했다.
이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금연 1주일이 지나면 한 명당 5만원, 1달 후엔 5만원, 3달 후엔 10만원, 6달 후엔 10만원을 금연 성공비로 제공했다. 부서 내에서 담배를 끊은 사람이 한 명이면 30만원, 다섯 명이면 150만원을 해당 부서에 준 셈이다. 하지만 6개월 이후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인센티브를 줘 1년 후 금연 성공률이 50%에 달한 것도 놀랍지만, 6개월 이후 인센티브를 주지 않아도 1년 성공률이 높게 유지된 것은 기대 이상의 결과”라고 했다.
이와 함께 연령이 높고, 흡연 경력이 오래될수록 1년 후 금연율은 더 높게 나타났다. 평소 흡연이 해롭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특별한 동기가 없어 선뜻 금연하지 못하다가 직장 동료들의 격려와 지원을 받으면서 금연을 실천하고 지속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이 교수는 “흡연자 자신의 말만 믿고 금연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며 “소변 검사를 통해 니코틴의 체내 대사산물인 코티닌 양을 측정함으로써 실제 담배를 끊었는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연세의학저널’(Yonsei Medical Journal)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