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솔로라서 더 춥다? 정말이네!
올 겨울 함께 보낼 이성친구가 없어 옆구리가 시리다는 ‘싱글족’. 크리스마스나 연말의 들뜬 분위기가 이들에겐 그다지 달갑지 않다. 솔로라 더 추운 시기인 것이다. 이는 의학적으로도 일리있는 말이다. 외로움을 느끼면 실제 몸이 느끼는 체감온도가 더 낮아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차가운 온도에 빗대어 외로움, 절망감, 슬픔 등과 같이 사람들의 감정 상태나 성향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언어적 표현들이 신체적 상태와도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가령 사회적 고립감은 실제 신체적으로도 춥게 느낀다는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로트만 경영스쿨의 첸보 죵, 제프리 레오나델리 박사(심리학)는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이 ‘춥다’는 신체적 느낌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두 개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클럽에서 입장을 거절당했던 상황처럼 사회적 소속에서 제외되는 경험을 기억하게 했다. 고독과 외로움의 감정을 느끼도록 유도한 것이었다. 반면 다른 그룹은 사회적 소속으로부터 받아들여진 경험을 생각하도록 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대상자들에게 그들이 현재 있는 방의 온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도록 요구했다. 대상자들이 말한 온도는12~40℃로 다양했는데, 사회적 고립 상태를 떠올린 그룹은 실제 방의 온도보다 낮은 수치를 보고했다. 즉 이들은 ‘추운’ 기억을 떠올림으로써 방의 온도 또한 춥게 느낀 것이다.
다른 실험도 있다. 컴퓨터로 공 던지기 게임을 하는 실험 대상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은 온라인으로 짝을 이뤄 공을 서로 주고 받게 했고, 다른 쪽은 공을 스스로 던지고 받게 했다. 게임을 마친 뒤 따뜻한 커피나 수프, 사과, 크래커와 함께 얼음을 넣은 콜라 등 5가지 음식 중 먹고 싶은 것을 고르게 했다.
흥미로운 점은 혼자 공 던지기를 한 학생들이 다른 사람과 함께 게임을 한 학생보다 따뜻한 수프를 찾은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으로 인해 신체적 추위가 더 나타나 이를 따뜻한 음료로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로움으로 인해 체감 온도가 더 낮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더 이상 솔로라서 느껴지는 더한 추위를 이상해 할 일이 아니다. 이른바 ‘연말 증후군’, ‘크리스마스 증후군’ 없이 건강한 연말 분위기를 내는 법들을 소개한다.
▼외로움을 미리 예상하고 계획을 세워라 : 그 동안 소식을 끊었던 사람들에게 다시 연락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이 먼저 모임을 만들어 사람들을 초대해보자.
▼연말연시 축하는 다른 방식으로 하라 : 만약 집에 있거나 가족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불편하다면 여행을 떠나라. 선물을 주고받거나 모임 준비 작업이 스트레스를 준다면, 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내년을 위한 계획에 빠져라 : 좋아하는 일과 활동을 생각하고, 내년에 멋지게 해나갈 계획을 세우자. 연말에 집에서 계획만 세우는 것이 청승맞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분명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행동이다.
▼온전한 휴식을 취해라 :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맛있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박물관이나 영화관에도 가라. 마사지를 받고 거품 목욕도 해보라. 무엇이든 편안하고 위안이 되는 일을 하면 좋다.
▼술을 많이 마시지 마라 : 알코올은 흥분제가 아니라 마음을 가라앉게 하는 진정제이다. 자칫하면 혼자 있다는 사실에 슬픈 감정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도와줘라 : 자원봉사는 자신의 가치와 유용성을 높이는 일이다. 남을 돕는 일은 외로움을 잊게하는 강력한 해독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