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폐렴구균... 백신 통한 예방법
노년층에서 폐렴은 가장 무서운 질환 중의 하나다. 주된 원인은 폐렴구균이다. 폐렴구균이 혈액이나 뇌수막에 침투하면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킨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폐렴구균 폐렴환자의 25~30%에서 패혈증이 발생해 노인환자의 사망률을 최대 60%까지 끌어올린다. 수막염으로 번지면 사망률이 무려 80%에 이른다.
패혈증과 수막염 등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다행히 최근 65세 이상 노년층의 폐렴구균 백신접종률은 크게 향상됐다. 지난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5%에 머물던 누계접종률은 지난 달 66%까지 뛰어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폐렴구균 무료 예방접종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백신을 1회 접종하면 평생 폐렴과 이에 따른 합병증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까. 현재 보건소에서 쓰이는 백신은 ‘23가 다당질 백신’이다. 23개 종류의 다당질이 항원이 되도록 만든 백신이다. 보건당국은 2세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다당질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다당질 백신은 65세 이상 노인의 패혈증과 수막염 등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을 50~80%까지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최근 의료계에서는 다당질 백신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폐렴 합병증을 예방해도 폐렴 자체에 대한 예방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다당질 백신과 단백질 접합 백신을 함께 접종하도록 폐렴구균 백신 접종 지침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단백질 접합 백신은 균과 단백질 운반체가 결합된 백신으로, 다당질 백신보다 면역효과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는 화이자의 ‘프리베나13’과 GSK의 ‘신플로릭스’가 폐렴구균 단백질 접합 백신으로 출시된 상태다. 이 중 프리베나13이 지난 8월 6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미국 CDC 산하 ACIP의 접종 권고 결정을 받았다.
권고 내용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 접종 이력이 없거나 접종 이력을 알 수 없는 65세 이상 성인의 경우 13가 단백질 접합 백신을 1회 접종한 뒤 23가 다당질 백신을 추가 접종하면 된다. 13가 단백질 접합 백신 접종 이력이 없고 과거에 다당질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노인의 경우 13가 단백질 접합 백신을 추가 접종하도록 권고됐다.
특히 만성질환이나 기저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에게는 단백질 접합 백신의 접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특정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질환의 중증도와 상태에 따라 폐렴구균 13가 단백결합 백신 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며 “예방접종 전 담당 주치의에게 접종받을 백신과 접종시기 등을 상담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