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으로 우울한 기분을 풀 수 있을까
우울한 기분을 해소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운동을 해서 풀 수도 있고, 노래를 부른다거나 잠을 자면서 해결하기도 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택하는 방법 중 하나는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음식을 통해 기분을 개선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 주목해 ‘위로음식(comfort food)’이 실질적으로 우울한 기분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는지 주목하고 있다.
기분전환을 목적으로 먹게 되는 위로음식이 실제로 기분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할 수 있을까?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연구팀이 이와 관련한 연구결과를 ‘건강심리학(Health Psychology)저널’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본격적인 실험을 진행하기 일주일 전에 실험참가자들에게 그들이 평소 즐겨먹는 위로음식 3가지를 기록하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위로음식은 아니지만 평소 좋아하는 음식들도 함께 기록하도록 했다.
그 결과, 가장 인기 있는 위로음식은 초콜릿 26%, 아이스크림 18%, 쿠키 11%, 브라우니 8% 순으로 나타났다. 또 좋아하는 간식이지만 위로음식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음식으로 아몬드가 15%, 캐슈가 13%, 팝콘이 9% 순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실험참가자들은 위로음식으로 생각하는 간식이 기분이 침체됐을 때 활기를 불어넣어 기분을 좋게 만든다고 믿었다. 연구팀은 실질적으로 위로음식이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우선 실험참가자들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어야 했다.
연구팀은 불안감이나 슬픔, 분노, 두려움 등을 느낄 수 있는 영상들을 준비해 실험참가자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들이 선호하는 위로음식을 제공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위로음식은 아니지만 평소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말한 간식을 나눠주었다.
또 실험참가자들에게 기분을 침체시키는 영상을 보여준 뒤 아무런 음식도 제공하지 않는 실험을 진행했고, 마지막으로 모든 실험참가자들에게 견과류와 곡물이 들어간 동일한 시리얼 바를 나눠주는 실험도 했다.
실험결과 위로음식이 실험참가자들의 기분을 달래는데 도움이 됐을까. 실질적으로 위로음식을 먹은 실험참가자들은 기분이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문제는 위로음식은 아니지만 평소 좋아하는 음식, 연구팀이 제공한 시리얼 바, 아무 음식도 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기분이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위로음식이 특별히 자신의 기분을 더 좋게 만든다고 믿는 것일까. 실질적으로 위로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이 안 좋은 날 특정음식을 먹고 기분이 좋아진 경험을 한 사람들은 이를 위로음식으로 착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위로음식에 의존하지 않아도 침체된 기분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소멸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로음식을 반드시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로음식을 폭식하듯 먹으면 문제가 되지만 건강에 해가 될 정도로 탐닉하지 않는다면 위로의 대상이 있다는 점만으로도 위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