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만 받으면 살 수 있었는데....서러운 농촌

치료만 받으면 살 수 있었는데....서러운 농촌

 

조기사망은 제때 치료받으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즉 치료를 통해 피할 수 있는 사망이란 뜻이기도 하다.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75세 이하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치료를 통해 피할 수 있는 사망률을 따로 집계한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어느 정도 수준일까.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OECD가 31개 회원국의 ‘2007년 치료를 통해 회피할 수 있는 사망률(Amenable mortality)’을 산출한 결과,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82~86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OECD 평균은 95~104명이다.

OECD 평균보다 치료를 통한 회피사망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조기사망률이 낮아 건강수준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단, OECD 연구에서 폐암처럼 의료서비스의 영향을 받긴 해도 흡연과 석면 등 건강행태나 유해환경에 노출돼 발생될 가능성이 높은 사망원인은 치료를 통해 회피할 수 있는 사망률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수준은 OECD 국가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올해 발표된 OECD 헬스 데이터에 따르면 2011년 모든 사인을 반영한 우리나라 전체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753.9명으로 OECD 평균인 813.2명보다 낮다. OECD 회원국 중 12번째다.

하지만 국내에서 사회구성원 간 의료이용의 격차는 존재한다. 이 때문에 건강 불평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이 2008~2011년까지 국내 지역규모별로 치료를 통해 회피할 수 있는 사망률과 1인당 의료비를 비교한 결과, 이러한 차이는 여전했다.

전국 227개 시군구를 대도시와 시, 군 등 지역규모로 나눠 질환별 연령표준화 사망률과 치료 목적으로 쓰인 1인당 의료비를 살펴보니 도시지역에서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낮았다. 2011년을 기준으로 암의 경우 치료를 통해 피할 수 있는 사망률은 군 지역이 인구 10만명당 23명으로 대도시 16.9명, 시 18.8명보다 높았다. 감염병과 순환기계 질환, 소화기계 질환 등에서도 양상은 비슷했다.

반면 의료비 지출은 반대 곡선을 그렸다. 연령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군 지역에서 의료비 지출은 낮고, 연령표준화 사망률이 낮은 도시지역에서 의료비 지출은 높았다.

보건사회연구원 신정우 건강보장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국민은 질병과 사망의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에서 거주하는 경우 의료서비스의 이용량이 더 적다는 의료 제공의 반비례 현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군 지역이 도시 지역에 비해 노인 인구가 많고, 건강수준이 좋지 못한 점을 고려한 의료자원의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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