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이즈 환자 8622명... 오해와 진실
세계 에이즈의 날(1일)을 맞아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 벽을 허물고 함께 극복하려는 노력이 전 세계에서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12월 첫 주를 처음 에이즈예방주간으로 정해 에이즈 예방과 잘못된 인식 개선에 나섰다.
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누적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인 수는 8662명에 이른다. 남성이 7978명으로 대부분이다. 지난 해 신고 된 HIV 및 에이즈 감염인은 1114명이며, 모두 성 접촉으로 감염됐다. 국내에서 혈액제제로 인한 감염은 지난 1995년, 수혈로 인한 감염은 2006년 이후 보고된 사례가 없다. 연령별로는 20~40대가 전체의 74.4%를 차지하고 있다.
HIV와 에이즈는 다른 말이다. HIV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이고, 에이즈는 HIV감염으로 면역이 결핍돼 질병이 진행된 상태를 뜻한다. HIV 감염인을 에이즈 환자로 부르지 않는다. 이처럼 에이즈에 대해 잘못 알려진 내용들은 적지 않다. 상당수는 HIV 감염경로에 대한 오해다.
HIV 감염인과 음식을 같이 먹거나 손을 잡고 운동을 같이 해도 감염되지 않는다. 음식에 들어간 HIV는 생존할 수 없고, 땀에 든 극소량의 HIV가 신체접촉으로 상대방의 몸 안에 들어간다 해도 감염을 일으킬 수 없다. 키스도 마찬가지다. HIV 감염인을 문 모기나 벌레 등을 통해서도 감염되지 않는다. HIV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증식한다. HIV감염인과 성관계를 한 번 가지면 감염 확률은 0.01~0.1%에 불과하지만, 단 한 번의 성관계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콘돔 사용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HIV 검사는 관련법에 따라 익명검사가 권장된다.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 전 요청하면 된다. 붉은 반점 등 알려진 초기증상만으로 HIV감염을 확진하진 않는다. HIV에 감염돼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아도 에이즈로 발전돼 사망하기까지 10~12년이 지나야 한다. 올바른 치료와 관리가 뒷받침되면 30년 이상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유명 농구스타인 매직 존슨이 대표적이다.
에이즈는 이제 만성질환으로 분류된다. 예방 가능한 백신이나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는 없지만, HIV 증식을 억제해 질병을 늦추는 효과작인 치료제는 많이 개발된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에이즈는 만성질환으로 자발적 검진을 통한 조기발견과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며 “에이즈 예방과 감염인 보호를 위해서는 사회적 차별이나 편견부터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보건소 무료 익명검사와 에이즈 검진상담소 운영을 통한 조기진단과 의료기관 전문상담센터 운영 등을 통해 감염인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에이즈 감염인의 진료비 중 본인부담금 전액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올해 책정된 관련 예산규모는 52억원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신규 감염인 증가와 에이즈 감염인 노령화 등 환경변화에 따라 감염인에 대한 보호와 지원, 에이즈 전파확산 차단을 보다 체계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국가에이즈종합대책을 마련해 내년 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