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박깜박, 얼굴 실룩...이 아이가 왜 이래?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
계속 깜빡거리는 눈, 씰룩거리는 얼굴, 벌름거리는 코... 특별한 이유 없이 의식하지 못한 채로 얼굴이나 목, 어깨 등의 신체 일부분을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증상은 틱 장애가 있을 때 나타난다.
더 심한 경우에는 자신의 신체 일부를 때리거나 불안한 듯이 왔다 갔다 서성이기도 한다. 흔히 운동 틱이라고 하는 이런 증상은 처음에는 머리나 얼굴에서 시작해 점점 어깨나 아래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저속한 언어나 욕을 말하거나 말을 따라하는 음성 틱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런 틱 장애 환자가 최근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틱 장애로 진료 받은 사람이 2009년 1만6000명에서 지난해에 1만7000명으로 늘었다. 틱 장애는 대부분 20세 미만의 소아, 청소년에게 발병하며 남자 어린이가 여자 어린이보다 3~4배 많은 편이다.
틱은 뇌의 이상으로 생기는 습관성 행동장애 질환이다. 주로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인 7살을 전후해 나타나고 사춘기 초기에 심해졌다가 사춘기 후반에 점차 줄어들게 된다. 틱은 일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1~2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고, 길더라도 1년 이내에 저절로 사라지는 일과성 틱 장애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틱 장애의 10%는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되거나 점차 증상이 몸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만성 틱 장애나 투렛 증후군으로 발전한다. 투렛 증후군은 1년 이상 운동 틱과 음성 틱이 동시에 이어지는 경우다.
아이가 눈을 자꾸 깜빡이거나 어깨를 으쓱거리고 이상한 소리를 내면 부모들은 대체로 소리를 하거나 야단을 치게 된다. 그런데 틱은 아이가 스스로 의지를 갖고 억제하기가 힘들다는 게 문제다. 야단친다고 고칠 수 있는 버릇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건강증진의원 박정범 원장은 “처음엔 틱 장애인 줄 모르고 단순한 습관으로 여겨 야단을 맞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사춘기에 이르면 틱 증상이 성인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틱의 주요 원인은 스트레스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아이에게 특히 틱이 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이는 틱 증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완화하게 된다. 아이가 갑자기 틱 증상을 보인다면 틱을 유발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주의 깊게 살피고 스트레스 원인을 찾아 해결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개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는 태도를 취하면 증상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또, 틱을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하는 건 가족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이 아이의 틱 증상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아이가 틱 증상을 떠올릴 만한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아야 한다.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친구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친구들이 틱 증상을 이유로 놀리거나 따돌리면 사회성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