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조심... 고관절 골절 노인 사망률 6~8배
겨울 들어 살얼음이 얼기 시작하면 노인들은 넘어질 위험이 커진다. 특히 스트레스나 우울증, 뇌졸중과 같은 신경계질환이 있는 노인은 건강한 노인보다 낙상 위험이 1.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전남대 의대 예방의학과 신민호 교수팀에 따르면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시행한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토대로 65세 이상 노인 4만3천여명으로 조사한 결과,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노인의 낙상 위험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1.54배 높았다.
스트레스에 이어 우울증(1.47배), 뇌졸중(1.44배), 골관절염(1.33배), 백내장(1.27배), 골다공증(1.24배), 요실금(1.22배), 당뇨병(1.14배)의 순으로 노인들의 낙상 위험을 높였다.
건강상태에 대한 인식에 따라서도 낙상 위험은 달라졌다. 자신의 건강이 나쁘거나 보통이라고 생각하는 노인들은 양호하다고 밝힌 노인보다 낙상 위험이 1.27배 높았다. 또 기혼 노인보다 배우자 없는 노인은 1.13배, 농촌에 사는 노인보다 도시에 사는 노인은 1.1배 낙상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신 교수는 “배우자 없는 노인의 낙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홀몸노인일수록 고립감과 고독감으로 인해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며 “노부모가 심하게 우울해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껴지면 낙상 예방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보다 여성의 낙상 위험이 더 높았다. ‘최근 1년 동안 넘어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남성은 16.9%, 여성은 24.3%가 ‘그렇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남성에 비해 여성의 다리 근력이 약하고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낙상으로 고관절이 부러지면 3개월 내 사망률은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더 높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고관절 골정상을 입은 남성 노인의 사망률은 일반 노인보다 8배나 높다. 여성 노인도 5.8배에 이른다.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상을 입은 전체 노인의 1년 내 사망률은 12~37%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비만 노인은 정상 체중인 노인보다 더 잘 넘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흡연과 음주, 운동 등 신체활동, 이상 지질혈증, 주거형태, 교육정도, 경제력 등은 노인 낙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집안에서 넘어져 골절 등 부상을 입는 사례도 의외로 많다”며 “특히 화장실에서 넘어지는 노인이 많으므로 화장실 바닥을 타일 대신 잘 미끄러지지 않는 재질의 바닥재로 바꾸고 넘어지려고 할 때 노인이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가드 등 안전장치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 11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