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그대, 당신을 위한 리본의 색깔은?

아픈 그대, 당신을 위한 리본의 색깔은?

 

리본은 주목도를 높인다. 멋을 부리거나, 물건을 포장할 때에도 화룡점정을 장식하는 것은 리본이다. 20세기 후반부터는 패션을 벗어나 특정 질병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매개체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리본의 색깔로 특정 질병과 환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식의 캠페인이 만국에서 전개된 것이다.

리본을 이용한 질병 캠페인은 지난 1990년대 미국에서 본격화됐다. 레드리본의 등장이 서막을 열었다. 레드리본은 에이즈 환자에 대한 지지를 표현한다. 에이즈 환자 지원단체인 ‘비주얼 에이즈’가 창안했다. 영화 ‘미션’으로 유명한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한 시상식에 레드리본을 달고 참석한 뒤부터 널리 알려졌다. 리본의 붉은 색은 에이즈가 혈액 등 체액으로 전염되는 병임을 알림과 동시에 에이즈 환자의 인권 보호와 지지를 위한 사랑과 정열을 뜻하기도 한다.

핑크리본은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을 나타낸다. 레드리본의 유명세를 빌어 등장했다. 미국의 한 화장품 회사가 유방암 인식과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홍보할 목적으로 시작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지난 달 말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핑크리본 마라톤대회는 올해로 14년째를 맞아 그동안 참가자 24만명, 기부금 26억원을 모았다. 한국유방건강재단 등에 따르면 초기 후원사 직원과 가족, 친구가 대부분이었던 핑크리본 마라톤대회는 이제 일반 참가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널리 알려져 유방암 조기검진률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핑크리본이 대표적 여성암인 유방암을 뜻한다면, 블루리본은 대표적 남성암인 전립선암을 의미한다.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캡큐어’가 지난 1999년 전립선암의 조기검진 의식을 높이기 위해 블루리본 캠페인을 전개했다. 생명의 색인 동시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온라인 정보 자유화 운동의 상징으로도 블루리본이 쓰인다.

비뇨기계 질환 관련 리본으로는 골드리본도 있다. 대한비뇨기과학회와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가 창안해 요실금과 비뇨장애에 대한 인식과 극복 의지를 높이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골드는 요실금 치료로 높아질 삶의 질을 표현하는 색이다. 대한남성과학회의 경우 실버리본을 채택해 중장년층 남성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과 발기부전, 남성갱년기, 성 관련 지식이 주된 내용이다.

이와 함께 대한폐암학회는 노란리본을, 대한산부인과학회는 퍼플리본을 채택해 각각 폐암과 자궁경부암에 대한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노란리본은 폐암뿐 아니라 자살예방을 상징하기도 한다. 오렌지리본은 기아와 백혈병, 다발성 경화증을, 퍼플리본은 동물학대 방지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췌장암 등을 인식하는 데 쓰이고 있다. 초록색리본은 장기기증과 장기이식을 상징한다. 최근에는 밀알복지재단의 주도로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회색리본 캠페인도 등장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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