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해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고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천공은 복강 내 유착을 완화하기 위한 수술 당시나 이와 관련돼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복막염과 심낭염의 합병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판단된다”면서 “이것이 어느 시기에 발견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당시 수술 병원에 기록된 진로기록부와 의사들의 소견 등을 종합해봐야 한다”고 했다
국과수 최영식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은 3일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분원에서 1차 부검 결과 브리핑을 열고 “심낭 아래에서 0.3㎝ 가량의 천공이 발견됐다. 수술 부위와 가까운 곳이라 의인성 손상으로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사망 원인이 된 천공은 복강 내 유착(장협착)을 완화하기 위한 수술 당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는 1차 부검소견에 의한 것으로 추후 병리학적 검사와 CT 소견을 종합해 판단할 것”이라면서 “의료 과오 및 설명 의무에 대한 판단 역시 추가적으로 판단해야 될 문제”라고 밝혔다.
국과수 부검으로 밝혀야 할 사실은 사망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 소장 아래 천공이 발생한 시점이다. 유족측은 복강 내 유착 완화 수술은 송파구 S병원에서 실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정지 상태에서 S병원에서 옮겨온 신해철을 수술한 아산병원의 기록에 따르면 천공 주위에는 복수와 음식물 찌꺼기가 흘러나온 상태였고 이로 인해 내장엔 심각한 염증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S병원 측은 “적법하고 적절한 조치를 다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진실 규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과수측도 이날 “의료 사고와 연관이 있을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다. 부검은 물론 의료 기록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되면 최장 50일 정도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께 국과수에서 시작된 신해철의 부검은 당초 약 2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간이 길어져 부검 4시간여만인 오후 3시10분께 종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