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비만, 우울증까지? 스마트기기 불빛 논란
스마트 기기 불빛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 주목
스마트 폰, 태블릿 PC, 랩 탑 등의 인공 불빛에 대한 학계의 논쟁이 뜨겁다. 일상 생활에 밀착된 이들 기기들이 전자파와는 별도로 불빛을 통해서도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는 ‘불빛 유해성’ 논란이 그 것이다. 최근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스마트 기기 불빛의 영향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소개했다.
◆체중 증가, 비만 유발
미국 노스 웨스턴 대학교 연구진은 밤에 컴퓨터나 스마트 폰 등의 빛에 노출되면 체중이 늘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기기를 잠자리 옆에 충전시켜놓고 수면을 취하는 것 만으로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이러한 빛에 계속 노출되면 저녁식사를 해도 최소 몇 시간 동안 공복감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랩 탑이나 휴대폰에서 나오는 파란 불빛이 호르몬을 방해해 뇌의 각성상태를 유지시켜 배고픔까지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이전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 연구진의 실험에서도 스마트 폰 충전 시 기기에서 나오는 미세한 불빛이 숙면을 방해하고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쳐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스마트 폰의 불빛이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밤과 낮, 계절에 따른 일조 시간을 감지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멜라토닌은 비만과 당뇨병 위험을 줄이는 호르몬이다. 잠들기 전 스마트 기기의 전원을 끄고 인공 불빛 노출을 최소화 해야 숙면에 좋고, 나아가 비만과 당뇨를 예방할 수 있다.
◆암 발병
스마트 폰, 태블릿 PC등의 불빛을 자주 쐬면 암 발병 위험과 관련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야간 빛 노출과 관련한 16개 논문을 분석한 한 연구팀이 최근 유럽 암 예방 저널에 발표한 내용을 보자.
연구진은 중국의 한 대학교가 발표한 논문에서 밤 동안 강한 인공 빛에 자주 노출된 여성에게 유방암 위험이 17% 높아졌다는 연구결과를 찾아냈다. 야간 근무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 논문에서는 야간의 인공 빛 노출이 유방암 항호르몬 약인 타모시펜의 효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밤에 인공 빛에 노출 되는 것이 왜 이러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명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몇몇 연구에서 인공 빛이 호르몬의 균형을 방해하여 암세포의 성장을 부추긴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다른 논문에는 빛이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하여 유방암 발병과 연관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증가를 돕는다는 내용이 실렸다.
◆우울증과 졸음의 원인
스마트 기기의 불빛은 사람의 정신과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연구진이 암컷 실험쥐에게 반복적으로 인공 빛을 노출 시켰더니, 우울증 및 기분 저하 등의 상태를 보였다. 빛에 노출된 쥐는 상처나 염증 반응에다 단백질 종양괴사인자(TNF)의 수치가 높았는데, 이는 우울증과도 연관성이 있다.
낮에 졸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스마트 폰과 태블릿 PC, 랩 탑의 불빛은 밤에 숙면을 취했더라도 다음날 졸음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일본 쓰쿠바 대학교 연구진은 9명의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잠들기 2시간 전에 파란 불빛이 비치는 환경과, 불빛이 없는 환경을 각각 만들어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관찰했다. 수면 시간이 비슷했는데도 다음날 파란불빛에 노출된 남성들은 낮에 졸음을 느끼는 경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어린이에게 더욱 위험
한밤중 인공불빛에 노출된 어린이는 성인보다 더욱 위험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 생물학 및 행동학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밤에 어두운 환경에서 자게 한 쥐보다 빛에 노출된 어린 쥐는 스트레스와 불안 행동을 더욱 많이 했다. 어둠 속의 빛이 코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증가시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 달 발표된 일본 규슈대학교 연구진의 연구에서는 야간 불빛으로 인한 멜라토닌 공급 방해가 어른보다 어린이에게서 더욱 예민하게 작용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밤에 인공 빛에 노출 시킨 성인들에게서 멜라토닌 생산이 46% 감소한 반면, 어린이에게서는 2배에 가까운 88%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