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환자는 만나야” 의협비대위 포스터 화제
<기자수첩>원격의료반대 광고 포스터 보셨어요?
원격의료를 시행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목전에 달했습니다. 의료계는 강력한 반대입장입니다. 오진과 의료사고의 위험성, 환자 정보 유출 등의 이유로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인데, 현재 국감에서도 뜨거운 감자입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원격의료 저지 투쟁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는데요. 10월부터 학술대회, 연수강좌, 지역의사회 행사 등을 통해 반대 홍보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 앞에서는 1인 시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침 비대위가 최근 제작 배포한 포스터가 눈길을 끕니다. “의사와 환자는 만나야 한다”는 내용의 4가지 포스터인데요.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원격의료에 반대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국민들에게 원격의료의 불안전성과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포스터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북극과 남극, 목성과 토성,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엘지와 두산 등 이미지의 좌우 대비를 통해 의사와 환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어디에 있어도’ 만나야 한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꽤 재치있고 재미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잠시 생각해봅니다. 의사와 환자는 꼭 만나야 하는 것일까요? 환자가 의사를 만나러 가도 겨우 3분밖에 만날 수 없는데...
한편, 정부로서도 원격의료가 필요하다면 당장 시작해도 될만큼 준비는 돼 있을까요? 의료계에서 염려하는 오진, 정보유출, 의료사고 등을 막을 방도는 있을까요?
정부의 원격의료 시행 행보를 보면 세밀한 준비와 기준이 없어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정부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6개월간 시범사업을 해보고 그 결과를 지켜보자고 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담보로 실험하겠다는 무책임한 발상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싸움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국민과 의료계, 정부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뤄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지금으로선 정부와 의사가 먼저 충분히 만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이런 포스터 문구는 어떨까요?
“정부가 삼천포에 있든 의사가 울릉도에 있든, 정부와 의사가 먼저 만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