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가스 독성 생각보다 심각, 사용 금지를”
폭동현장의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경찰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진압장비 중 하나는 바로 최루가스다. 하지만 이 독가스의 유해성 때문에 사용을 전면 금지시켜야 한다는 의학자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에서는 경찰의 흑인 청소년 사살 건으로 시위가 벌어지면서 경찰들이 이를 진압할 목적으로 최루가스를 살포했다. 최루가스는 이처럼 시위가 일어났을 때 이를 강경 진압하고 사태의 악화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일부 의학자들은 이 독가스의 유해성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입장이다.
최루가스에는 클로로아세토페논, 디벤족사제핀, 클로로피크린 등의 화학물질이 함유돼 있고 이 화학물질들을 흡입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입, 목, 눈, 피부 등에 따가운 통증이 일어나게 된다. 통증은 몸에 달라붙은 화학물질을 씻어낸 뒤 30~60분 정도 지나면 사라진다.
하지만 최근 유럽호흡기학회(ERS) 국제회의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최루가스는 일시적인 영향을 미치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최루가스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폐 건강을 확인한 결과, 2주 이상 그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 것이다.
터키흉부협회 연구팀이 최루가스에 노출된 5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최루가스에 노출된 정도와 그로 인한 부작용 지속기간 등을 분석했다.
자료 분석 결과, 실험참가자의 70%는 호흡기 질환을 앓았고 80%는 기침이 지속되는 증상을 보였다. 또 45%는 가래가 걸리는 증상이 나타났으며 43%는 가슴통증을 호소했다. 감기와 가슴통증의 평균 지속기간은 15일이었다.
연구팀은 시위가 반복되는 지역에 거주하거나 일하는 사람 105명을 대상으로 폐 건강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 시위가 끝난 뒤 일주일이 지난 다음 이들의 폐 기능을 검사한 것이다.
그 결과, 76%는 숨이 차는 증상을 보였고 86%는 기침이 지속되는 증세가 나타났다. 또 30%는 기도가 폐쇄되는 질병인 기도폐색을 앓았다.
터키흉부협회 에다 우슬루 박사는 “시위현장 인근에 살거나 일하는 사람들은 폐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받는다. 또 이 영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오랫동안 지속된다”며 “건강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최루가스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