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초미세먼지, 폐암 위험 38배나 높여
찬바람 부는 가을이 오면 천식환자는 늘기 시작한다. 차고 건조한 날씨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다양한 물질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침대도 요주의 대상이다. 침대 먼지가 천식과 폐암 등 호흡기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10일 이화여대의료원 등에 따르면 아파트 침대에서 채집한 초미세먼지인 나노소포체가 만성폐쇄성폐질환 발생 위험은 8배, 폐암은 흡연 여부와 상관없이 38배까지 발생 위험을 높였다. 이는 연구팀이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2백명, 폐암환자 325명, 건강한 사람 1백명 등을 대상으로 이러한 질병과 나노소포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다.
세균이 분비하는 나노소포체는 나노미터 크기의 초미세먼지로, 코나 입으로 흡입하면 기도에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김윤근 이화융합의약연구원장은 서울아산병원, 단국대병원, 포스텍 연구팀과 공동으로 아파트 침대에서 채집한 먼지를 분석해 나노소포체가 다량으로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소아 천식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컸다. 연구팀은 소아 천식환자의 절반 이상이 나노소포체를 흡입해 항체가 생성돼 있다고 밝혔다. 정상 소아의 경우 나노소포체 항원에 대한 항체가 생긴 비율이 5% 정도에 불과했다.
김윤근 이화융합의약연구원장은 “침대 먼지 속 나노소포체가 주요 호흡기질환의 위험 요인임을 처음으로 밝혔다”며 “향후 폐질환 진단 키트와 백신 개발 등에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2012년 알레르기 저널과 2013년 임상실험 알레르기(Clinical & Experimental Allergy) 저널에 각각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