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높으면 남도 높이 평가...조직엔 위험
자신감이 지나쳐 자신의 능력과 재주를 과신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쉽게 속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재능을 부풀려 다른 사람들이 이를 믿게끔 만든다는 것이다.
자신감에 찬 사람들은 승진이 빠르고 위세를 떨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자리에 오르기도 쉽다. 영국 뉴캐슬대학교와 엑세터대학교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이러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지나치게 믿는 탓에 조직을 위험에 빠트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플로스원저널(Journal PLOS ONE)’에 최근 게재된 이 논문은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평가하는 관점과 다른 사람이 자신을 평가하는 관점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첫 연구다.
연구팀은 6주간 강좌를 듣는 학생 72명을 대상으로 강의 첫날 본인과 주변 친구들의 능력을 점수로 평가하도록 했다. 연구팀이 이들의 점수와 강좌 마지막 최종 시험의 점수를 비교한 결과, 실험참가자의 45%(32명)는 스스로를 과소평가했고 40%(29명)는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15%(11명)는 비교적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평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또 스스로에게 매긴 점수와 다른 사람이 본인에게 매긴 점수 사이의 연관성도 발견됐다. 스스로의 능력을 실제 시험 점수보다 높이 평가한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의해서도 실제 성적보다 높이 평가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스스로의 능력을 실제 점수보다 낮게 평가한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의해서도 과소평가되는 결과를 보였다.
6주간의 강좌가 끝난 후 연구팀이 다시 한 번 본인과 주변 친구들의 점수를 매겨보라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스스로를 과대평가한 학생들은 여전히 다른 학생들에 의해서도 과대평가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이끈 비벡 니탸난다 교수는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이 아니다”며 “자신을 그럴듯한 사람으로 과장하고 포장해 속이는 사람에게 오히려 좋은 점수를 준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기만은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하다”며 “실제 자신의 능력보다 뛰어난 사람으로 평가 받으면 생존이 유리해진다. 스스로를 능력 있는 사람으로 부풀리기 위해서는 본인도 자신이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자기기만에 빠지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자기기만에 빠진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오르면 조직을 위험한 상황에 빠트릴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니탸난다 교수는 “자기기만에 빠진 사람이 조직을 이끌면 자신의 판단이 무조건 옳다는 착각 때문에 조직을 위험한 상황에 봉착하게 만들 수 있다”며 “비행기 충돌, 재정적 파탄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처참한 결말을 맺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