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제,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비타민제 먹지마라’로 유명한 국립암센터 명승권 박사가 27일 검색 포털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더군요. 명교수는 나름의 의학적인 근거를 대며 비타민제를 먹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수년전부터 꾸준히 펴고 있는데요. 문득 저의 집에서 먼지를 뽀얗게 쓰고 있는 수십 개의 영양제 병이 생각났습니다.
주변에 비타민제에 대한 애착을 넘어 집착을 하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비타민C는 하루 권장량이 100mg인데 이 분은 하루에 3000mg을 먹습니다. 이 정도는 먹어주어야 영양물질로 흡수가 되고 또 남으면 소변으로 배출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그러고도 모자라서 주위사람들에게 자신의 비타민제를 나눠주며 꼭 먹으라고 눈을 반짝입니다. 안 먹으면 병에 걸리고 오래 못 살 것 같습니다..
‘비타민이 모자라면 실제로 죽거나 기형이 될 수도 있다. 꼭 섭취해야 한다.’(서울대 병원 조비룡 가정의학과 교수)
‘영양소가 우리 몸에 사용되려면 분해를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성분이 비타민이다.’(세브란스 병원 강희철 가정의학과 교수)
이렇게 비타민은 꼭 섭취해야하는 중요한 물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중요한 물질인데 음식으로만은 부족하니 합성비타민제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습니다.
필자의 집에도 비타민C,E,A, 오메가3 등 여러 종류의 영양제가 십여 개나 있습니다. 특히 비타민C는 6개월 치 상자로 사서 가족들이 수시로 먹고 있는데요. 먹으면서도 과연 이것이 도움이 될 것인지 의심하기도 하지만 막연히 몸에 좋겠지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챙겨먹습니다.
반대로, 비타민제를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되고 암의 발생률을 높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앞의 명승권 박사처럼 우리나라 같은 문명사회에서는 비타민의 결핍이 없으므로 비타민제를 따로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미국 국립 암연구소의 임상실험에서는 비타민 보충제를 장기간 복용한 그룹에서 암발생률이 되레 증가한 결과가 나왔다고도 합니다. 약물이 화학물질이듯 비타민제도 화학물질이며 과다 복용하면 위험하다고 ‘미시건대의 길버트 오멘 교수’도 말합니다.(출처:KBS1TV, 소비자리포트)
가루로 된 비타민C를 간식처럼 먹는 제가 덜컥 놀라게 된 뉴스도 있습니다.
미국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연구 결과를 보면 비타민C 복용으로 감기가 예방된다는 증거도 없고 쥐를 이용한 실험에선 골관절염이 오히려 악화됐다고 합니다. 일일 권장량을 넘는 비타민을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오히려 해롭다고도 합니다.
한편 아예 종합영양제를 꼭 먹어야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의학전문기자 출신 홍혜걸 대표에 따르면 1)환경의 변화로 토양과 채소 자체의 비타민과 미네랄이 부족해서 따로 부족한 부분을 약으로 보충해야 한다.
2)채소가 생산지에서 우리식탁까지 오는 동안 많은 영양소가 손실된다.
3)우리가 하루에 섭취할 비타민과 미네랄은 채소로 따지면 5접시나 된다. 바쁜 생활에 하루 5접시의 채소를 먹는다는 건 무리이다. 그래서 종합영양제로 부족분을 채워야 한다.
글쎄 이 말도 맞는 것 같고 저 말도 맞는 것 같습니다.
부족한 비타민을 약으로 채우든, 하루에 5접시의 채소를 먹든 각자 판단하고 결정할 일이지만 채소도 영양제도 과잉섭취를 하면 우리 몸에 무리가 온다는 것을 생각해야겠습니다.
저는 집에 가서 약장에 있는 십여 개의 영양제중 딱 세 개만 남기려고 합니다.
비싸게 산 순서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