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원통해서 때로는 기뻐서...눈물이 주는 효과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69년 전인 오늘, 제2차 세계대전 종식과 더불어 우리나라는 일제에 빼앗겼던 주권을 되찾았다. 그로부터 3년 후인 1948년 8월 15일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돼 독립국의 위상을 굳건히 강화해 나가기 시작했다. 광복을 되찾은 날과 정부를 수립한 날,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을까.
하지만 해방과 독립이 이뤄지기까지 원통함의 눈물은 그보다 훨씬 많았다. 아직 100년 역사도 흐르지 않은 현대사의 서두를 장식했던 사건인 만큼 아직 관련 피해자들도 적지 않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원폭 피해자들은 지금도 고통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우리는 주권을 빼앗겨 비통함에 빠졌을 때도, 해방의 기쁨을 맞이했을 때도 끊임없이 눈물을 흘려왔다. 왜 사람은 이처럼 눈물을 쏟아내는 것일까.
눈물은 보호의 기능을 한다. 군인들이 화생방 훈련을 할 때나 주부들이 양파 껍질을 깔 때 쏟아지는 눈물은 최루성 물질이 눈에 들어가 자극을 받으면서 흐르는 눈물이다. 체내에 유해하다고 판단되는 물질이 들어오면 이를 바깥으로 배출시킬 목적으로 눈물이 난다는 것이다.
눈물은 이처럼 물리적 자극을 받았을 때 눈을 보호할 목적으로 쏟아지기도 하지만 ‘정신적인 보호’를 위해 분출되기도 한다. 기쁨, 슬픔과 같은 감정적 동요에 의해서도 눈물이 흐른다는 것이다.
사람의 뇌에 슬픔과 관련된 정보가 전달되면 감정을 통제하는 가장자리계가 시상하부를 자극해 눈물이 배출된다. 이는 과도하게 축적된 스트레스 호르몬인 ‘카테콜라민’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슬플 때 눈물을 흘리면 마음이 진정되는 효과는 이처럼 눈물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쁠 때 흘리는 눈물은 무엇일까. 운동선수들이 성공적인 경기를 마쳤거나 수험생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합격 소식을 들으면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극도의 긴장감이 풀리면서 흐르는 눈물이라고 해석한다. 긴장이 풀리면서 스트레스도 함께 누그러드는데 눈물을 통해 방출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복잡한 심경이 혼재된 상태에서 눈물을 흘리기 때문에 기쁨, 슬픔과 같은 단일한 감정으로 눈물의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단 화가 나거나 슬픈 감정을 느낄 때 흘리는 눈물이 기뻐서 흘리는 눈물보다 염화나트륨의 함량이 높아 짠 맛이 난다는 차이가 있다. 또 조용히 울먹거리는 것보다는 큰 소리로 목 놓아 우는 것이 긴장감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므로 울고 싶을 때는 우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데 보다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