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닫고 종일 냉방... 우리 몸에 4가지 불청객
일과 학업에 집중해도 시간마다 휴식을 취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냉방도 마찬가지다. 실내에서 에어컨을 가동하면 창문을 꼭 닫게 되는데, 환기에 신경 쓰지 않으면 냉방병에 걸릴 수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 찬 공기를 쐬게 되면 건강에 좋지 않다. 더운 여름일수록 실내 환기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빌딩증후군= 여러 사람이 모인 사무실 등 다중이용시설은 곰팡이와 세균, 각종 먼지 등 오염물질의 집합소이다. 냉방을 유지하려고 창문을 걸어 잠그면 이러한 오염물질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 떠다니다 피부와 호흡기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건물 안의 오염된 공기 때문에 집단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불편을 호소하는 것을 빌딩증후군이라 부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공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한해 최대 6백만명, 이 가운데 빌딩증후군과 같은 실내공기오염에 따른 사망자 수는 280만명에 이른다. 특히 실내오염물질은 대기오염물질보다 폐에 전달될 확률이 무려 1천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어컨 냉방으로 인한 각종 질환을 예방하려면 한 시간마다 한 번씩 환기를 시켜 실내가 너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고, 정체된 유해공기를 내보내야 한다. 물을 자주 마셔 체내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미스트 등을 자주 뿌려 피부 보습을 지켜주면 좋다.
▲레지오넬라증= 환기가 안 된 밀폐된 상태에서 에어컨의 냉각수나 공기가 세균에 오염되면 사람들에게 전염돼 급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냉각기에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이 대표적이다. 이 균은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서식할 수 있어 가습기, 수도꼭지 등에서도 발견된다. 공기 중에 퍼져 사람 몸에 들어오기 때문에 청소와 환기가 예방을 위해 필수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6~8월에 집중됐다. 레지오넬라증은 여름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구분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폐렴으로 번져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 국내에서 레지오넬라증으로 신고된 환자는 2010~2013년까지 105명이었고, 2011년 이후 4명이 목숨을 잃었다.
▲관절염= 에어컨 찬바람은 관절 주위에 있는 근육을 긴장시켜 뻣뻣하게 만든다.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관절액이 굳기 때문이다. 찬바람에 체온이 낮아지면 혈액순환도 원활해지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근육과 인대가 더욱 딱딱하게 굳어 관절염이 도진다. 에어컨 바람이 무릎 내 압력을 높여 관절염 환자의 염증과 부종을 악화시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냉방과 환기를 적절히 해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등 실내 환경에 신경 써야 관절염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습도는 50%, 실내온도는 섭씨 26~28도 정도로 유지하되 외부와의 온도 차는 5도 이내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구건조증= 에어컨과 선풍기의 건조한 바람은 눈의 수분을 말린다. 직접 쐬게 되면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종일 컴퓨터에 매달리는 현대인들은 차갑고 건조한 실내 환경 탓에 안구건조증에 걸리기 쉽다. 안구건조증이 심하면 두통까지 올 수 있다.
에어컨 바람을 직접 쐬는 것을 피하고 실내 환기를 자주해야 안구건조증에 대비할 수 있다.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도 안구건조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방부제가 없는 인공눈물을 써야 각막 손상 등 부작용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컴퓨터 작업 시 눈을 자주 깜박이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