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곤혹스런 암내 어떻게 관리할까
7일 작은 더위라 불리는 ‘소서’는 무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이다. 더위의 초입에 불특정 다수가 뭉쳐 있으면 없던 짜증도 슬슬 올라온다. 땀내에 암내까지 더해지면 불쾌지수는 상한가를 치게 된다. 암내의 장본인이 나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주위에 불쾌감을 줄뿐더러 스스로 위축돼 삶의 질까지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칫 이성을 사귀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땀에는 원래 죄가 없다. 땀샘인 에크린선과 아포크린선에서 분비되는 땀은 냄새가 없기 때문이다. 잘못은 아포크린선의 환경에 있다. 피부 대부분에 분포하는 에크린선과 달리 아포크린선은 겨드랑이와 젖꼭지, 배꼽, 생식기 주위 등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피부 일부에만 분포한다. 아포크린선에서 나오는 땀은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함유하고 있어 세균 분해를 통해 냄새가 나고, 세균 증식이 좋은 환경에서 분비되기 때문에 냄새가 고약해진다. 암내가 심한 사람은 이런 아포크린선의 수가 많고, 땀샘의 크기도 크다.
임상에서는 이렇게 암내가 심한 경우를 액취증이라고 부른다. 사람은 자기 냄새에 무디지만, 액취증인지 스스로 진단하는 방법은 몇 가지 있다. 향기가 없는 휴지를 겨드랑이 양쪽에 끼우고 5분 뒤 냄새를 맡아 역겨운 냄새가 나는지, 귀지가 젖어 있는지, 가족력이 있는지, 오전에 흰옷을 입으면 오후에 겨드랑이 부위가 노랗게 변하는지, 냄새가 난다고 다른 사람에게 들은 적 있거나 이 때문에 사회생활이 위축돼 있는지 등을 따져보는 것이다.
아포크린선에서 분비되는 땀의 양은 인종별로 흑인, 백인, 황인 순으로 많다. 상대적으로 액취증이 적은 동양인이 더 민감한 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많다. 병원에서는 조직검사와 냄새 측정을 통해 액취증을 진단한다. 평상시와 10분간 운동 후, 1.5미터 거리 등을 기준으로 냄새의 유무를 다양하게 따져 증상의 정도를 가린다. 약물이나 보톡스 주사를 이용해 일시적으로 개선 효과를 내기도 하고, 아포크린선을 절개하거나 지방흡입기, 레이저 등을 이용해 치료하기도 한다.
액취증은 무엇보다 겨드랑이 위생에 신경을 써야만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 겨드랑이를 비누로 자주 씻고, 향수를 이용해 냄새를 없애주는 것이 중요하다. 데오드란트 성분의 크림과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전문의들은 “목욕을 자주하고, 천연섬유로 된 속옷을 자주 갈아입는 것이 좋다”며 “제모로 털을 제거하는 것도 자가관리법”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