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긴 왜 버려? 알맹이 뺨치는 과일 껍질

버리긴 왜 버려? 알맹이 뺨치는 과일 껍질

 

여름의 문턱에서 제철과일만큼 입맛 당기는 것이 없다. 껍질을 깎아 속살을 드러낸 과일을 풍성하게 접시에 담아내면 기분까지 상쾌해지기 마련이다. 그동안 벗겨낸 과일껍질을 쓰레기통에 바로 버렸다면 이제부터 생각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과일은 알맹이뿐만 아니라 껍질에도 영양소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농약 때문에 영양 많은 과일껍질을 먹기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시장에서 판매되는 과일의 99.8% 이상은 잔류 농약이 검출되지 않거나 기준치 이하의 미량이었다. 농약이 남은 과일도 과일용 세척제로 씻으면 대부분 제거된다. 흐르는 물에 후다닥 씻기보다는 큰 그릇에 담아 과일 하나하나를 닦아내면서 씻어야 껍질에 남은 농약을 확실하게 없앨 수 있다. 식품 전문가들을 통해 공개된 과일껍질의 영양소를 알아본다.

사과= 사과 껍질에는 케르세틴이라는 플라보노이드가 많이 함유돼 있다. 이 성분은 동맥에 찌꺼기가 쌓이지 않도록 돕는다. 사과에는 헤모글로빈과 비타민 A, C, 섬유질이 풍부해 혈액순환, 피부 미용, 장 청소 등에도 좋다. 아침 식전에 껍질째 먹는 사과는 보약과도 같다.

수박= 단단한 껍질에 시트룰린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부종을 가라앉혀준다. 수분과 과당, 포도당도 가득 함유돼 있어 피부 보습에 도움을 준다. 수박씨에도 노폐물을 내보내고 혈압을 낮추는 효능이 있다.

키위= 먹기 힘든 까칠한 키위 껍질은 항산화 물질의 보고이다. 알맹이보다 껍질에 항산화 물질이 3배나 더 많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 여름철 전염병인 대장균이나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한 저항력도 높여준다. 이러한 효과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갈아 마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털 알레르기가 있다면 피해야 한다.

참외= 체했을 때 참외껍질을 끓여 먹으면 효과적이다. 참외 껍질을 달인 물은 치통 예방에 도움을 준다. 양칫물 대용으로 그만이다.

포도=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 E, 플라보노이드 등 노화를 막는 항산화 물질은 포도 껍질과 씨앗에 듬뿍 들어있다. 포도껍질에서 추출해서 발효시킨 안토시아노이드 올리고머 성분은 눈이 침침하거나 어두운 곳에서 물체가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을 개선해준다. 또한 신경세포를 만드는 데 일조해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복숭아= 복숭아 껍질에는 식이섬유인 펙틴이 많아 변비 예방에 좋다. 비타민과 천연 유기산 성분도 풍부해 혈액순환, 피로 해소, 해독 작용, 면역 기능 강화에 효과적이다. 복숭아 껍질 역시 털 알레르기가 있다면 피해야 한다.

바나나= 유기농 바나나 껍질에는 지방질, 섬유질, 당분, 수분 등이 들어 있다. 껍질을 달인 물로 씻으면 피부가 부드러워진다. 또 산화 방지제 역할을 하는 칼륨이 함유돼 천연 마사지 팩으로도 쓸 수 있다. 냉장 보관한 바나나 껍질의 하얀 부분을 세안 뒤 피부에 문지르고 헹구면 피부 트러블도 덜 수 있다. 유기농 바나나 껍질을 씻어 20일간 식초에 보관해 만든 바나나 식초는 다이어트에 좋다. 유기농이 아닌 외국산 바나나라면 살충제와 농약의 위험이 높으니 껍질을 버려야 한다.

▲오렌지= 두꺼운 껍질과 알맹이를 덮은 흰 실 가닥에는 비타민 P인 헤스페리딘이 함유돼 있다.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와 변비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P는 비타민 C의 흡수와 작용을 돕고,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소화기관에서 나오는 지방 분해 효소의 분비를 줄여 콜레스테롤 분해도 촉진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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