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도 중독이 된다는 과학적 이론이 점점 신빙성을 얻어가고 있다. 과학자들이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통해 이를 증명해왔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음식을 먹으면 코카인이나 헤로인과 같은 약물에 중독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뇌의 쾌락 중추 부위가 활성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맛있다고 느끼는 음식일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사람들이 맛있다고 느끼는 음식이란 설탕, 지방, 소금의 함량이 높은 음식을 말한다. 약물에 중독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런 성분들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화학물질인 도파민이 뇌에서 분비된다. 도파민 증가로 즐거움을 느낀 경험을 하고 나면 이후 음식을 자꾸 필요로 하게 된다.
이때 배가 부르다거나 충분히 먹었다는 만족감의 신호는 무시돼 더 이상 배가 고프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먹게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 특정 음식을 장기간 먹게 되면 해당 음식에 대한 내성이 생겨 이전에 먹던 양으로는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섭취량이 점점 늘어나고 과식이나 폭식을 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음식중독이 비만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평균 체중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해서 음식중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들은 과도하게 섭취한 칼로리를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많이 먹었을 때 신체활동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 유전적으로 프로그램화 돼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음식에 중독된 사람들은 체중이 증가하고 건강에 이상이 생긴데다 대인관계까지 지장을 입어도 먹는 것을 멈추지 못한다. 약물이나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행동과 생각을 반복하면 음식중독일 확률이 높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음식을 계속 먹고, 심지어 몸이 아프다고 느끼면서까지 먹는다. 또 특정 음식을 줄이지 못해 걱정이 되지만 먹고 싶을 때는 밖에 나가서라도 사온다.
사회생활에도 몇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여가시간을 즐기거나 본인의 취미활동을 하는 대신 특정 음식을 먹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또 과식을 할까봐 두려워서 모임을 나가지 못하고 학교나 직장생활에도 지장이 생긴다.
감정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음식을 먹는데 죄책감을 느끼고 자기 혐오감이나 우울한 기분이 든다. 또 음식을 먹는 행위를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고 기분을 북돋우고자 한다.
중독은 강한 집착과 강박증, 금단증상 등으로 벗어나기 쉽지 않지만 치료가 불가능한 병도 아니다.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과정에서는 누구나 실패를 거듭하므로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압박감을 느끼지 말고, 서서히 질병을 치유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거듭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