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담배가 덜 해로워? 더 위험할 수도
오는 7월부터 물담배도 담배소비세 과세 대상이 된다. 안전행정부가 지방세법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신종담배에 대해 과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물담배는 일반담배보다 몸에 덜 해로울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있었다. 물이 담긴 항아리에 호스를 연결해 연기를 빨아들이는 물담배는 물을 통과하면서 연기가 일부 걸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SCSF)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단 한 번의 물담배 흡연만으로도 소변의 니코틴 수치가 70배 이상 높아질 수 있으며 암이 발병할 위험률 역시 증가한다.
연구팀이 물담배를 핀 경험이 있는 건강한 실험대상자 55명의 소변을 채취·분석한 결과다.
실험참가자들은 우선 일주일간 어떤 종류의 담배도 피지 않는다는 규칙을 수행하고 소변 샘플을 연구팀에게 제공했다. 그 다음 물담배를 핀 뒤 다시 한 번 소변 샘플을 채취했다.
또 물담배를 핀 총 시간, 소비한 물담배 항아리 개수, 함께 물담배를 공유한 사람의 수 등을 함께 연구팀에게 전달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평균 0.6개의 물담배 항아리를 소비했고 흡연시간은 평균 74분이었다. 흡연 후 소변의 니코틴 수치는 73배 증가했고, 니코틴의 대사산물인 코티닌은 4배 높아졌다.
담배연기에 들어있는 폐암 유발물질인 NNK가 체내에 들어와 대사과정을 거치면서 소변으로 배출되는 NNAL의 수치는 2배 정도 증가했고, 암 발병률을 높이는 다른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수치는 14~91% 상승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은 대체로 여러 사람들과 물담배를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인 교류의 장으로 삼는다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실험실에서 임상시험을 하는 것보다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흡연 양을 측정했다는 점에서 보다 정확한 생물지표 수치를 산출해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물담배는 일반담배보다 백혈병 위험도를 높이는 벤젠 부산물의 소변 내 수치가 높고 일산화탄소 흡입량 역시 더 많다.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알려진 물담배가 사실상 특정 유해물질에 대해서는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암 역학, 생체지표 예방 저널(journal 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 Prevention)’에 게재됐고, 미국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트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