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술 마시면 겁 ‘실종’...위험한 일에 관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자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집에 와인냉장고를 구비했다거나 수시로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를 채워놓는 사람들이라면 행동에 좀 더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실 때보다 혼자 마실 때 위험한 행동을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켄트대학교와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사회적 그룹의 일원으로 술을 마실 때는 위험하다고 자각했던 행동이 혼자서 술을 마실 때는 대수롭지 않은 행동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실 때와 혼자 술을 마실 때 위험 요소를 판단하는 능력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술집 혹은 음악 페스티벌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 18~30세 사이 실험참가자들에게 어느 정도 수준까지의 위험 행동을 수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먼저 연구팀은 각 개인을 개별적으로 불러 몇 가지 행동을 제시하고 이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 물었다. 가령 술을 마신 뒤 친구를 데리러 가기 위해 운전을 하는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 등에 대해 물은 것이다.
그리고 실험참가자들이 그룹에 섞여 있을 때 마찬가지로 몇 가지 행동들을 제시하고 그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 물었다. 이때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함께 상의해 대답을 도출할 수 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섞여 술을 마실 때는 위험한 행동을 좀 더 냉철히 판단한 반면, 혼자 술을 마실 때는 보다 위험한 행동마저 너그럽게 수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켄트대학교 팀 홉쓰루 박사는 “술에 취하면 사람들은 약물 복용, 폭력적 행동, 범죄 등의 위험한 행동에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실험을 통해 특히 술을 마신 사람이 혼자 있으면 더 위험한 행동까지도 관대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이스트앵글리아대학 로즈 멜리디 박사는 “함께 모여 술을 마시는 행위는 문제적이라기보다 오히려 위험한 행동을 피할 수 있는 해결책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중독 저널(journal Addiction)’에 실렸고, 미국 과학뉴스 사이언스 월드 리포트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