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한때 심장 마비....치료 효과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한때 심장이 멈춰 급히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삼성그룹과 삼성서울병원 등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10일 밤 10시 56분 서울 한남동 자택 인근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이튿날 오전 0시 15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장 시술을 받았다.
이 회장은 자택에서 숨을 못 쉬는 증세가 발생해 인근 순천향대병원 응급실로 급히 옮겨졌으며 응급실 도착 직후 심장이 마비되는 증세가 나타났다. 응급 의료진은 전기충격으로 멈춘 심장을 되살리고 기관지 삽관을 한 상태에서 그동안 이 회장을 치료해온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겼다. 기관지 삽관은 환자가 허파 기능이 약화되거나 기도가 막혀 스스로 숨을 못 쉴 때 목 피부 일부를 절개, 기도와 호흡기를 연결해 호흡을 유지시키는 것.
삼성서울병원에서는 곧바로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했다. 스텐트 삽입술은 사타구니나 손목 혈관을 통해 작은 관을 넣어서 심장동맥을 넓히는 시술이다. 한때 흉부외과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알려져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우려됐지만, 내과에서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는 것은 그보다는 심근경색의 정도가 약하다는 뜻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어젯밤 응급조치가 매우 잘 이뤄졌고 현재는 치료를 받고 나서 회복되는 단계에 있다”면서 “현재 안정을 되찾아 호흡에 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1999년 겨드랑이 부근의 종격동에서 림프계를 통해 전이된 폐암이 발견돼 이를 제거했지만, 폐암이 원래 발생한 곳을 찾지 못해 미국 MD앤더슨병원 등에서 예방적 치료를 받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왔다.
한 의료계 인사는 “삼성서울병원이 아니라 집 부근의 순천향대병원에서 기도삽관술과 CPR을 받은 것을 보면 간밤에 1분, 1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이 발생했다는 뜻”이라면서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았다고 하지만 고령인데다가 폐암 병력이 있기 때문에 쉽게 회복될지, 악화될지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