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모두가 죽음에 이르게 되는 까닭
왜 어떤 사람들은 평균 수명보다 훨씬 긴 시간 생존하는 특혜를 얻게 되는 것일까. 100세 넘게 장수한 한 여성이 사망 후 신체를 기증하면서 이에 대한 비밀이 풀리기 시작했다.
네덜란드인인 헨드리케 반 안델-쉬퍼(Hendrikje Van Andel-Schipper)는 지난 2005년 115세의 나이에 숨을 거두며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으로 기록됐다. 또 그의 신체를 기증 받은 과학자들은 장수의 비결을 밝히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지난 2010년부터 안델-쉬퍼의 게놈 배열을 연구하기 시작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의 헤나 홀스티지 교수팀은 최근 그의 혈액에서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안델-쉬퍼는 살아있는 동안 대체로 건강이 양호한 편이었지만 백혈구 세포에서는 수백 개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이 돌연변이는 줄기세포가 분화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면 2만개의 줄기세포를 가지게 되고 이 중 1300개가 활성화된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안델-쉬퍼는 죽음이 임박한 시기 오직 단 2개의 줄기세포만이 활성화된 상태였다.
홀스티지 교수는 “처음에는 연구결과에 오류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 2개의 줄기세포로 생존을 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만큼 놀랍다”고 말했다.
또 연구팀은 안델-쉬퍼의 혈액 세포에 있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다른 기관의 텔로미어보다 혈액에 있는 텔로미어가 극단적으로 짧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텔로미어는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짧아지는 속성이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줄기세포가 분할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더 이상 분할할 수 없는 순간 죽음을 맞이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안델-쉬퍼의 죽음 역시 줄기세포의 소진에 있을 것으로 보았다.
연구팀은 인간의 생명이 유한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줄기세포의 한계에 있는 만큼 앞으로 이를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비결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게놈 연구 저널(journal Genome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됐고, 미국 건강정보지 프리벤션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