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가혜는 허언증? 습관적 거짓말 환자일수도...
MBN이 세월호 침몰 사건과 관련, 홍가혜 인터뷰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MBN은 18일 오전 민간잠수부라고 주장하는 홍가혜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홍 씨는 “해경이 민간 잠수부의 구조를 막고 있으며 다른 잠수부가 세월호 생존자를 확인했다 등의 증언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장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고 말했다"며 "민간 잠수부들과 현장 관계자의 협조가 전혀 되고 있지 않다. 현지 상황은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다르다"고 전했다. 이 말은 그대로 방송됐으며 온라인과 SNS를 통해 급속하게 번졌다.
그러나 곧바로 이전에 홍가혜를 인터뷰한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가 "홍 씨가 예전에 티아라 화영의 사촌언니라고 했다"는 등의 거짓말 과거력을 밝히자 MBN 보도본부장이 사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온라인에서는 홍가혜, 김용호 등이 검색어 순위에서 급상승하는 등 화제를 일으켰다. 이런 슬픈 와중에 거짓말을 하는 것은 병일까?
의학자들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 생계, 예의, 사생활보호 등의 차원에서 알게 모르게 ‘선의의 거짓말(White Lie)’도 한다. ‘산타클로스가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가져온다,’ ‘너는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 등 아이들에게 교육적 차원에서 거짓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거짓말도 지나치게 하면 정신장애로 분류한다. 홍가혜는 병적 거짓말쟁이일 가능성이 크다.
◆병적 거짓말의 종류
1. 공상허언증(空想虛言症·Pseudologia Fantastica)=거짓말을 지어내 떠벌이면서 자신도 믿는 것. 대표적인 예는 1992년 미국에서 수뢰 혐의로 재판을 받다 자살한 잭 몽고메리 전 판사의 경우다. 그는 평소 “한국전쟁 때 중공군에게 붙잡혀 모진 고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사 도중 그가 군복무 때 한국에 간 적이 없으며 아버지의 학대를 받으며 자란 것으로 밝혀졌다. 정신과 의사는 어린 시절의 상처를 잊기 위해 거짓말을 지어내 믿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2. 습관적 거짓말=특정한 목적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병.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의 저자인 찰스 포드 박사는 자신의 책에서 프레디(24)의 경우를 소개했다. 열등감이 많은 그는 아내와 결혼하면서 돈이 많은 것처럼 속였다. 거짓말이 탄로난 뒤에도 “빚을 갚았다”“연봉이 또 오른다” 등 아내를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거짓말했다. 프레디가 상담을 받으며 거짓말을 덜하게 되자 이번엔 아내가 ‘자신을 덜 소중하게 여긴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 경우 아내가 남편의 거짓말을 부추기는 셈이다. 홍가혜는 거짓말이 곧바로 탄로나자 트위터에 사과글을 올렸는데, 그렇다면 공상허언증보다는 습관적 거짓말쟁이일 가능성이 크다.
3. 충동적 거짓말=위기 상황만 되면 늘 거짓말하는 것. 5, 6세 전 어린이는 거짓말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위기를 넘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곤 하지만 어른이 늘 이러면 병적 수준이다. 뇌에서 충동조절물질인 세로토닌이 적게 분비되기 때문에 깊게 생각하지 않고 순간의 위기만 벗어나려 한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
◆병적 거짓말의 원인
1. 자기 보호 본능=누구나 위기상황 때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할 수 있다. 어린이는 거짓말이 잘못이라는 것을 모르는데 성인도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뇌의 자기보호본능이 어릴 적의 정신상태로 후퇴하는 것. 또 거짓말쟁이는 결손가정에서 컸거나 과보호나 학대를 받으며 자란 경우가 많은데 낮은 자존심을 벌충하기 위해 거짓말을 택한다.
2. 뇌 이상=상당수의 거짓말쟁이들은 뇌에서 언어를 구성하는 능력이 다른 능력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뛰어나다. 따라서 뇌가 만든 얘기를 판단과정 없이 내보내기 일쑤다. 미국 아이오와대학 스티븐 앤더슨교수는 뇌에서 논리적 사고를 맡는 ‘대뇌피질 전전두엽’이 사고로 손상되면 거짓말을 거리낌 없이 하고 부도덕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다니엘 폴라그 교수는 140명에게 거짓말을 하게끔 한 다음 되풀이해서 물었더니 10%는 자신의 거짓말을 나중에 진실로 여기게 됐다고 ‘미국심리학협회’ 연례학회에서 발표했다. 이는 그림을 그릴 때 자꾸 새 색을 덧칠하다 보면 옛날 색깔이 없어지는 것과 같이 한 가지를 옳다고 되풀이해서 믿게 되는 것.
또 감정적으로 막다른 길목에 몰리면 뇌에서 본능이나 감정을 맡는 ‘가장자리계(변연계)’에 이상이 생겨 이성을 담당하는 대뇌피질 전두엽에 영향을 미쳐 진실이 뒤바뀔 수 있다. 이처럼 거짓말에 빠져서 진실이라고 믿는 경우 거짓말탐지기로도 전혀 알 수 없다. 미국에서는 병적 거짓말을 심리 상담과 약물을 통해 치료하고 있다. [사진=MBN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