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암 환자 NK세포 주입땐 생존률 쑥↑
서울아산병원·생명硏 공동연구
백혈병 환자 가운데 항암제에 내성을 보여 골수를 이식하더라도 치료효과가 없는 불응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난치성 암으로 꼽힌다.
그런데 이 같은 난치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자연살해세포(NK 세포)’를 주입하면 재발을 줄이고 생존율은 크게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이규형 교수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연구센터 최인표 박사 공동연구팀은 난치성 암환자에 대한 임상 2상시험을 한 결과, 가족의 골수를 이식한 뒤 NK세포를 투여한 환자의 암 재발률이 투여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NK세포는 혈액 내 백혈구의 일종으로, 암세포의 발생, 증식, 전이, 재발을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면역세포다. 기존 NK세포를 이용한 임상 연구는 있었지만, 건강하지 않은 암환자의 면역세포를 이용하다보니 치료 효과가 낮았다.
공동연구팀은 이규형 교수팀이 2004년 개발한 부모 자식 간 골수이식을 가능케 하는 ‘백혈구 항원-반일치 골수이식법’을 이용해, 면역학적으로 가까우면서도 건강한 NK세포를 확보했다.
여기에 최인표 박시팀이 2000년 개발한 ‘말초단핵구 속 줄기세포를 이용한 NK세포 배양기술’을 통해 세포 증식이 어려웠던 문제점을 해결, 기존 기술로 얻을 수 있는 양보다 10배 정도 증폭된 NK세포를 얻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1명의 백혈병 및 림프종 환자에 대해 반일치 골수이식을 시행한 뒤 임상 시험한 결과, NK세포를 투여한 그룹의 암 재발률은 38%로 투여하지 않은 그룹 재발률(75%)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NK세포를 투여한 환자그룹의 생존율은 35%로 투여하지 않은 그룹 생존율(5%)보다 7배가량 높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폐암, 간암 등의 난치성 암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규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 치료 분야에서 NK세포의 유용성을 처음으로 밝혀낸 임상연구로, 본 연구결과는 좀 더 많은 환자에게 무작위 비교연구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며 “연구소에서의 연구 성과를 병원에서 환자의 치료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우수한 협동연구 사례”라고 말했다.
최인표 박사는 “이번 연구는 난치성 암과 면역체계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통한 맞춤식 면역치료라고 볼 수 있으며, 향후에는 보다 발전된 융복합 치료용 바이오소재를 개발해 이를 실제 암 치료 및 희귀질환 등에 적용하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골수이식 임상 전문지인 ‘미국골수이식학회지(Biology of Blood and Marrow Transplantation)’ 2월11일 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