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값 싸고 큰 새 인공심장조직판막 개발
동물실험 결과 내구성 입증
서울대학교병원은 김기범(소아청소년과), 김용진·임홍국(이상 소아흉부외과) 교수팀이 새로운 인공심장조직판막을 개발해 동물실험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인공심장조직판막은 돼지의 심장막 조직을 특수 화학처리 한 후 사람의 것과 똑같은 세 가닥의 판막 조직 모양으로 가공한 것이다. 안에는 혈관에 삽입될 스텐트가 붙어져있다. 연구팀은 수년간 돼지의 심장막 조직을 연구해 이번 인공심장조직판막을 개발했다.
스텐트는 형상기억초탄성 합금 중 하나인 니티놀 와이어 소재며, 직경은 20~26㎜이다. 연구팀은 실험 양 12마리의 사타구니 또는 목 정맥에 도관을 삽입하고, 이를 통해 인공심장조직판막을 심장에 이식했다.
연구팀은 시술 6개월 후 생존한 양 8마리를 부검한 결과, 이식된 판막은 혈류 역류나 폐동맥 협착 없이 제 기능을 했고, 조직검사에서도 석회화가 관찰되지 않는 등 보존상태가 우수하고 내구성이 입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심장판막은 선천성 심장병과 연관된 폐동맥판막의 협착, 역류를 겪는 소아 환자들이 많이 이식받고 있다. 기존에는 가슴뼈를 열고 인공심장판막을 이식했다. 인공심장판막 중 조직판막은 수명이 정해져 있어 환자는 일생 동안 여러 번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재수술로 인한 합병증과 사회생활 적응 장애 등 환자들의 고통이 컸다. 최근에는 사타구니의 피부를 절개한 후 허벅지 정맥이나 동맥에 도관을 삽입하고, 도관을 이용해 심장에 인공심장조직판막을 이식하는 시술법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미국, 유럽에서 시판 허가된 기존의 인공심장조직판막은 직경이 최대 22㎜로 작은 편이고, 개당 가격이 3000만원에 육박해 쓰기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서울대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심장조직판막은 직경이 최대 26㎜으로, 적용 대상 환자의 폭도 넓고 상용화 시 가격도 기존의 것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예정이다.
김용진 교수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인공판막 이식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계획 중”이라며 “시험 결과 가슴이나 심장을 여는 기존 수술 방식과 비슷한 성적을 보이면 많은 환자들이 그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기범 교수는 “인공판막 이식은 개흉 수술에 비해, 시술 후 회복이 빠르다. 미국과 유럽에서 사용되는 판막에 비해 비용도 저렴하고, 직경도 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심장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 온라인 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