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속에 든 벌레, 역겹긴 하지만 꼭 뱉어?

음식 속에 든 벌레, 역겹긴 하지만 꼭 뱉어?

 

머리카락으로 전염 잘 안 돼

음식을 먹다가 머리카락을 발견하면 보통 사람들의 선택은 두 가지 중 하나다. 머리카락을 제거한 뒤 계속 음식을 먹거나 비위가 상해 더 이상 음식을 먹지 못 하거나이다. 후자에 속한 사람들은 머리카락이 든 음식이 비위생적이라고 판단하는데 과연 그럴까.

음식물에서 머리카락을 발견했을 때 혐오감이나 불쾌감이 드는 것은 특이할 것 없는 현상이다. 역겨움은 일종의 생물학적 반응이기 때문이다. 속이 뒤틀리는 느낌은 기생충에 감염됐거나 특정한 질병에 걸렸을 때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를 보내는 수단이 된다.

런던 위생 및 열대 의학대학원 발레리 커티스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역겨움은 위생과 관련이 있는 일을 할 때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며 “누구와 가깝게 지낼 것인지, 누구 옆에 앉을 것인지, 또 누구와 키스를 하고 관계를 가질 것인지를 결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혐오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과 실질적으로 해를 가하는 것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가 욕지기난다고 생각하는 것 중의 상당수가 사실상 무해하다. 이에 미국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턴이 역겹지만 해롭지 않은 것들을 보도했다.

소스 함께 찍어먹기=요즘 영화관 관객들은 팝콘만큼이나 나초를 즐겨먹는다. 나초는 살사소스나 치즈를 찍어 먹는 음식인데 대부분 한입에 넣기 부담스러운 크기다. 그래서 한입을 베어 먹은 뒤 입을 댄 나초를 다시 소스에 찍어 먹는다.

이처럼 침이 묻은 음식을 다시 소스에 담구는 행동은 소스 내 박테리아를 번식시킨다. 냄비에 든 찌개를 함께 먹는 한국의 식문화가 아니더라도 같은 용기에 음식을 공유하는 문화는 흔하다.

하지만 디스커버리 채널 호기심해결사(Mythbusters) 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함께 공유하는 소스에는 무시해도 될 정도의 미생물이 들어있을 뿐이다. 살사소스에서 나초를 찍어먹는 실험을 한 결과, 소스 내에 1~4개의 미생물 군집이 발견됐지만 미량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단 타액으로 전염이 가능한 질병이 있거나 입안에 상처가 있다면 다른 사람과 이러한 방식으로 음식을 공유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식 안 머리카락=음식 안에서 머리카락을 발견하면 입맛이 떨어진다. 하지만 음식에 든 머리카락이 실질적으로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구성돼 있는 머리카락은 일반적으로 병원균들의 거주지가 아니다. 노스웨스턴 대학교 피부과 마리아 교수는 “머리카락 한 올로 음식이 오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벌레 섭취=벌레는 혐오스러운 동물이라는 인식 때문에 음식으로 먹기 꺼려진다. 하지만 상당수 벌레들이 식용으로 무해할 뿐 아니라 오히려 건강상 도움이 된다. 벌레는 좋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미래 음식산업의 중요한 자원이다. 미국식품의약국은 벌레 섭취를 무해하다고 규정하고 벌레를 식량공급원으로 이용할 것을 허락했다.

    문세영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