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배운 아이 외국인 포용력도 커질까?
언어 통해 편견 형성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외국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일찍부터 외국어를 배우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2개 국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은 이질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상대를 수용하는 능력 역시 뛰어날까?
모국어만 사용하는 아이들은 외국어보다 모국어를 확실히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컨커디어대학교 연구팀은 2개 국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은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상대를 포용하는 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몬트리올에 거주하는 5~6세 사이 아동 4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컴퓨터 화면으로 두 명의 인물 사진을 보여주며 연구팀이 미리 녹음해둔 목소리를 들려준 것이다.
연구팀이 준비한 오디오는 실험참가아동과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말투와 외국인의 이질적인 말투 두 가지였다. 사진 속 인물과 목소리는 연구팀에 의해 임의적으로 매치됐고 연구팀은 아이들에게 오디오 속 목소리가 사진 속 인물의 목소리라는 정보를 제공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아동들에게 사진 속 두 인물 중 어떤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은지 손가락으로 짚어보도록 했다. 그러자 대부분의 아이들이 모국어 오디오를 들려줬을 때 보여준 사진을 선택했다.
연구팀은 2개 국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은 외국인 말투를 사용하는 상대도 친구로 수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험 결과, 모국어만 쓰는 아이와 외국어까지 사용하는 아이 모두 모국어를 사용하는 상대를 절대적으로 선호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 대학의 크리스타 바이어스-하이라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아이들이 일찍부터 언어를 통해 편견을 형성한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아이들이 언어적인 배경을 통해 상대를 판단하지 않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에게 억양과 강세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이것은 단지 언어적인 차이일 뿐 상대의 인격이나 성격 등을 반영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심리학 첨단(Frontiers in Psychology)’ 저널에 실렸고, 미국 과학뉴스 사이언스 월드 리포트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