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엄지족 반장갑, 손가락 동상 위험
잘못하면 손가락 잃을 수도
겨울이면 손가락, 손등, 손바닥을 전부 감쌀 수 있는 털장갑이나 가죽장갑을 끼는 것이 정석이다. 특색 있는 장갑이라면 아이들이 많이 착용하는 벙어리장갑이나 스키장용 방한·방수장갑 정도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반장갑을 착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엄지족들이 스마트폰을 터치하기 위해서 손가락을 제외한 손 부위를 감싸는 장갑을 착용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사람의 피부에서 전해지는 전기를 감지해 동작하기 때문에 장갑을 낀 상태로는 사용이 어렵다. 한 겨울 영하의 날씨에도 야외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려는 열혈 엄지족들은 반장갑을 선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반장갑은 편의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손가락을 영구적으로 잃는 상황에 치닫게 만들 수도 있다.
로욜라 대학의료원 아서 샌포드 의학박사는 의료전문지 메디컬 엑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손가락은 발가락, 귀, 코와 더불어 추위와 축축함에 가장 민감한 신체 기관”이라며 “동상이 걸리기 쉬운 부위일 뿐 아니라 심지어 절단을 해야 하는 사례도 종종 보게 된다”고 말했다.
동상은 대체로 심장에서 가장 먼 신체 부위에서 발생하며 공기에 직접적으로 노출됐을 경우 위험률은 더욱 증가한다. 샌포드 박사는 “혈관은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을 보존하기 위해 수축된다”며 “신체의 특정부위에 혈액공급이 부족해지면 피부조직이 얼거나 괴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홍대나 이태원 등 유흥가가 많은 지역에서 술에 취해 길거리에 주저앉은 사람들이 간간이 발견된다. 하지만 스탠포드 박사에 따르면, 눈이 내린 축축한 바닥에 손가락을 그대로 대고 주저앉아있으면 동상에 걸릴 확률은 상당히 높다.
만약 추운 날씨에 피부를 장시간 노출시켜 이미 통증이 발생한 상태라면 미지근한 물로 응급 처치하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스탠포드 박사는 “절대 뜨거운 물이나 차가운 눈으로 마사지해서는 안 된다”며 “과도한 자극은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