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박종오 교수팀 개발
국내 연구팀이 박테리아를 이용해 항암제를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암 치료용 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전남대 박종오 교수팀은 “박테리아를 이용한 의료용 나노 로봇을 개발해 동물실험에서 타당성을 입증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나노 로봇에 ‘박테리아’와 ‘로봇’을 합친 ‘박테리오봇(Bacteriobot)’이란 이름을 붙였다.
박테리오봇은 암세포를 공격할 약물을 담은 공 모양의 캡슐과 박테리아,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고분자화합물로 만든 캡슐은 지름이 머리카락의 절반 정도 크기로 암세포에 부딪히면 공이 터지면서 안에 든 약물이 나온다.
박테리아는 동력이자 암세포 추적기 역할을 담당한다. 연구팀은 식중독과 장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인 살모넬라가 평소엔 해로운 박테리아지만, 암세포를 찾아가는 또 다른 특성에 주목했다.
유전자 조작으로 박테리아의 독성부터 없앤 뒤, 접착력이 뛰어난 단백질 성분을 이용해 항암제가 든 인공 캡슐과 결합시켜 박테리오봇을 만들었다. 이 박테리아 로봇이 헤엄쳐 암세포에 도착한 뒤 캡슐을 터뜨려 항암제를 암세포에 뿌리는 신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박테리오봇이 든 용액을 대장암에 걸린 생쥐의 꼬리에 주사했다. 생쥐에 주입된 박테리오봇은 대략 2000만 마리. 6시간이 지나자 이 중 10만 마리가 암세포 주변에 몰려 있는 것이 확인됐다.
박종오 교수는 “박테리오봇이 암세포를 찾아갈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의료용 마이크로 나노로봇은 매우 시장이 크고 신기술이어서 시장성과 기술 첨단성이 있는 매우 매력적인 분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지가 발행하는 인터넷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2일자에 실렸다. [사진제공=미래창조과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