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는 한국인이 후두암, 폐암 등 암에 걸릴 위험은 비흡연자에 비해 6.5배~2.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 후두암 환자의 79.0%, 폐암의 71.7%, 식도암의 63.9%가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7일 “연세대 보건대학원과 공동연구한 ‘흡연의 건강영향과 의료비 부담’에 대한 연구결과 우리나라 흡연 남성은 비흡연자에 비해 질병 발생위험도가 후두암의 경우 6.5배, 폐암 4.6배, 식도암 3.6배로 더 높았고, 여성은 후두암 5.5배, 췌장암 3.6배, 결장암은 2.9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역학연구로 1992년부터 1995년 사이 공단 일반검진을 받은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과 피부양자(30세 이상) 약 130만 명에 대하여 2011년 12월까지 19년 동안 질병 발생을 추적한 건강보험 빅테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추적조사 기간 동안 발생한 암환자 14만6,835명, 심․뇌혈관질환 환자 18만2,013명을 흡연자와 비흡연자로 나누어 질병 발생 차이를 분석했다.
이어 연구진은 금연의 장기적인 이득을 조사하기 위해 남성 흡연자 15만7,903명에 대해 8년(1992~2000년) 동안의 금연력을 파악해 금연기간에 따른 질병발생 위험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금연기간이 길어질수록 폐암과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년 이상 금연자의 경우 흡연을 계속한 사람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보험공단은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은 1조6,914억원(2011년)으로, 이는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 46조원의 3.7%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이 중 흡연이 뇌혈관질환, 허혈성 심질환, 당뇨병, 폐암, 고혈압 등 5개 질환의 발생에 기여함으로써 소요된 진료비 규모는 1조원 이상”이라고 했다.
연구진을 이끈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20~30년 동안 장기간에 걸쳐서 보이는 현상”이라며 “특히 1980~1990년대에 높은 흡연율을 보였기 때문에 이로 인한 영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