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대기업 유제품 냉장유통 관리 엉망

유명 대기업 유제품 냉장유통 관리 엉망

 

유명 대기업 유제품의 냉장유통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변질 사고의 우려를 낳고 있다.

식품전문 미디어 <인사이드 저널>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 강남지역 유통을 맡고 있는 동원 덴마크 우유의 영업현장을 취재한 결과 0~10℃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 우유, 유산균, 치즈 등의 유제품들이 허용치를 넘겨 14℃에 육박하는 시설에 보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영업소는 대기업 동원의 서울 강남 광역 권역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의 유통을 담당하는 곳이지만 협소한 규모에다 강남과는 거리가 먼 용인에 위치해 있었다.

<인사이드 저널> 취재팀이 이날 오전 11시 반을 조금 넘긴 시각 영업소를 방문해 현장 취재한 결과, 이 영업소 직원들은 냉장시설과 사무실이 붙어있었지만 아무렇지 않게 사무실 문을 열어놓은 채 생활하고 있었다. 한 직원이 취재팀을 사무실로 안내하려다 무심코 "아, 사무실은 좀 더운가?"라는 말을 내뱉었다.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온도 표시계. 법규상 10℃ 이하를 반드시 유지해야 할 냉장시설 온도계가 취재팀이 있는 내내 13.3~13.7℃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냉장시설 안이라 추울 텐데도 일하는 직원 대부분이 반팔 차림이었다. 메인 출입구 옆 또 다른 온도 표시계. 정확하게 14℃를 나타내고 있었다. 모두 법규 위반이었다.

영업소 소장은 “메인 출입문도 지난달까지는 없었지만 우유가 상했다는 클레임이 있어서 얼마 전인 8월초에 문을 달았다”며 “그런데도 또 클레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취재를 마치고 메인 출입구를 나서는 순간 좌측 비닐막 너머로 가지런히 쌓여있는 박스 더미가 눈에 들어왔다. 33℃가 넘는 불볕더위에 냉장 시설도 없이 외부 천막과 내부 비닐 사이로 유제품들이 보관되고 있었던 것. 멸균 가공유도 있었지만 ‘냉장보관’이라고 버젓이 적혀있는 발효유 제품들이 무더위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동원그룹 본사 홍보실 관계자는 “냉장보관 온도는 10℃ 이하가 맞지만 물건 상하차 시 순간적으로 온도가 올라갈 수 있어 불가항력적인 것”이라며 “잠깐 온도가 올라갔다고 해서 제품에 문제가 있거나 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불볕더위에 천막에 보관된 유제품에 대한 해명 요청에 대해서도 “냉장제품을 바깥에 내놓을 이유가 없다”며 “(확인 결과) 나중에 포장할 때 쓸 팩과 박스 등을 보관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해당 영업소에서 유제품을 납품받고 있는 강남지역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타사 유제품은 상했다는 클레임이 올해 한 건도 없었다”며 “동원 제품의 경우 상했다는 클레임이 최근 20일 내에 두건이 있었다”고 말해 대비를 이뤘다.

무더위 유제품 보관과 관련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통 7℃ 정도를 유지하지만 요즘은 여름철이라 5℃ 정도로 맞추고 있다”며 “냉장보관 장소가 10℃를 넘긴다는 것은 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복수의 유관부처 관계자도 “입출고를 위해 일정 시간 문을 열어 놓는다 해도 4℃를 초과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규정 위반”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 만 2세 아이가 강남의 한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동원데어리푸드의 ‘대니쉬 the 건강한 우유’ 180ml를 구입한 직후 매장에서 상한지 모른 채 마신 일이 발생한 바 있다. 동원데어리푸드는 동원참치로 유명한 동원그룹 계열사로 ‘덴마크우유’와 ‘소와나무’ 우유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유제품 전문 업체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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