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착한 세균, 비만도 해결
리셋클리닉 박용우 원장
섭취되어 장에 도달했을 때 장내 환경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균주인 프로바이오틱스. 독소를 분비하여 장점막에 염증을 유발하는 유해균과 대비하여 유익한 작용을 하는 착한 유산균이이라 할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보통 장건강에 도움이 되고 면역력을 강화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 연구에서 비만과 장내 세균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면서 비만치료에도 프로바이오틱스가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다.
비만한 사람과 정상체중인 사람의 장내 박테리아 분포를 보면 비만한 사람에게서 유익균인 박테로이데테스보다 유해균인 페르미쿠테스가 훨씬 많이 분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실험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는 놀라운 결과가 있었다. 장내 박테리아를 없애 무균상태로 만드니 대조군에 비해 체지방이 42%나 줄었고, 다시 박테리아를 장내에 주입하니 체지방이 57%나 증가했다.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분포에 따라 영양소 흡수나 에너지 대사조절에 변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장내 유해균이 많으면 박테리아의 내독소가 장점막에 염증반응을 유발시켜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에 빠지게 된다. LGS는 장점막 세포의 미세융모와 세포간 치밀 결합이 손상되어 정상적으로 흡수되어야 할 물질의 흡수가 적어지고, 흡수되지 말아야 할 물질이 흡수되는 상태이다. 단순당 흡수가 증가하고 항원-항체반응, 식욕조절이상, 인슐린저항성 등을 유발하고 대사이상이 생겨 몸 속에 지방축적이 일어나게 된다.
장내 박테리아의 분포는 내가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고당질, 고지방, 저섬유질 식사를 하면 유해균이 늘어난다. 수렵채집 시기를 지나 1만년 전 농경시대에 접어들면서 인류의 탄수화물 섭취량이 급격히 늘었다. 게다가 최근 100년 사이 흰밀가루나 설탕과 같은 가공식품, 몸에 해로운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의 섭취는 장내 박테리아의 분포를 바꿔놓았고 현대인들의 비만률을 날로 치솟게 만들고 있다.
식생활 개선과 함께 프로바이오틱스를 추가 복용하면 비만 치료에 상당한 효과를 보일 수 있다. 비만 환자가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유익균들이 짧은 사슬 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s)을 만들고 염증을 개선시키는데 이것이 신진대사를 높여 체내 지방대사에 영향을 미쳐 체중감소 효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프로바이오틱스를 12주간 식전에 매일 투여한 결과 허리둘레 감소 및 혈당 개선을 보였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시중에 판매되는 유산균제품을 매일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렇게 떠먹거나 마시는 유산균음료에는 유산균 함량이 충분한지 다양한 종류의 균종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당분 함량을 확인해야 한다. 유산균을 얻기 위해 마시는 음료 때문에 단순당 섭취가 늘어난다면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순수 유산균과 함께 프로바이오틱스가 증식하기 위해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류, 채소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