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걷다가도.... 요즘 바닷가 비브리오 조심

해변 걷다가도.... 요즘 바닷가 비브리오 조심 

 

집중 호우 뒤 비브리오 패혈증 급증

작년 여름, 가족과 함께 바다로 놀러 갔던 이모(25)씨. 맨발로 모래사장에서 놀다가 발이 베이는 상처를 입었다.

이 씨는 큰 상처가 아니어서 수건으로 닦아낸 뒤 바닷물에 뛰어들어 물놀이를 즐겼다. 그런데 다음날 상처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물집이 생겼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처부위가 짙은 자주 빛으로 변했다.

병원을 찾은 그는 비브리오균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았고 며칠 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비브리오균은 어패류나 생선회 같은 익히지 않은 해산물을 먹었을 때만 감염돼 비브리오 패혈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상처를 통해서도 직접 비브리오균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이나 상처를 통한 감염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의해 생긴다. 이 세균은 갯벌에서 겨울을 지낸 후에 날씨가 따뜻해져 수온이 올라가면 왕성하게 번식하고, 연안의 생선과 조개류를 오염시킨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특히 요즘처럼 집중호우가 쏟아진 뒤 2주 후에는 비브리오 패혈증 발생 비율이 평소보다 5.06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휴가철 바닷가를 찾는 사람들은 비브리오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패류를 섭씨 -5도 이하 보관 및 60도 이상 가열처리 △어패류를 흐르는 물에 씻은 후 섭취 △어패류를 요리한 도마와 칼 등은 소독 후 사용 등을 지켜야 한다. 이와 함께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과 접촉을 금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균에 감염되면 대개 1~2일의 짧은 잠복기를 거쳐 발생한다. 오한, 발열 등의 증상과 설사, 복통, 구토, 하지통증이 함께 오며 다양한 피부 병변이 생긴다. 이 질병에 의한 사망률은 40~50%로 매우 높아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지난 한해 전국에서 67명이 비브리오 패혈증 진단을 받아 34명이 숨졌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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