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 된장찌개는 효과 없어
콩이나 콩이 함유된 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위암 발생 위험을 최대 43%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강대희·박수경 교수팀과 가천의대 고광필 교수 연구팀은 코호트 연구를 통해 콩의 위암 예방 효과를 한국인에게서 직접 확인했다. 코호트 연구는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추적하고 연구 대상 질병의 발생률을 비교하여 요인과 질병 발생 관계를 조사하는 것으로 암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가장 신뢰성이 높은 연구 방법이다.
연구팀은 1993년부터 함안, 충주 등 4개 지역에 거주하는 암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일반 주민 9724명에 대해 식습관에 대한 설문 조사 및 혈액 검사를 실시한 후 2008년까지 15년 이상 추적하여 새로운 위암 환자가 166명이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의 평소 식습관이 향후 암 발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에 참여할 당시에 개개인이 가지고 있었던 식습관이나 위험 요인을 20년 전에 조사했고, 이후로 암 발생을 확인하여, 이들 식습관이 위암의 발생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는지 비교했다.
콩·두부, 채소, 과일, 된장찌개, 버섯, 유제품, 육류, 생선, 커피 등 각 식품의 섭취 빈도를 △거의 먹지 않는 사람 △한 달에 1~4번 먹는 사람 △1주일에 1~4번 먹는 사람 △매일 먹는 사람으로 분류하여 각 식품 별 섭취 빈도에 따라 위암 발생 위험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콩·두부 섭취를 거의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1주일에 1~4번 먹는 사람 또는 매일 먹는 사람의 경우 위암 발생 위험이 32~4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콩 음식이지만 소금이 함유되어 있는 된장찌개의 경우 콩의 위암 예방효과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거의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매일 된장찌개를 먹는 사람의 경우 위암 발생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근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3년 전 발표한 콩 섭취에 따른 이소플라본 혈중 농도가 높은 사람에서 위암의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결과와 일관된 결과를 이번에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콩의 섭취가 위암의 위험을 막고 위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콩의 조리 방식에 따라 염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콩 식품은 오히려 염분의 발암 효과 때문에 오히려 위암의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 저명 학술지 ‘전염병학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