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낭 생성” 탈모 치료 새물질 밝혀냈다
Fgf9 단백질로 모낭 생성 가능
탈모가 시작되면 머리카락이 슬슬 빠지다가 이마와 정수리까지 훤해진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나이 불문하고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예전에는 탈모가 시작되는 시기가 보편적으로 30대 중반 정도였지만 요즘은 식생활 습관의 변화, 공해, 스트레스 등으로 20대에도 탈모 때문에 고민하는 남성이 적지 않다. 약을 먹고 바르더라도 정수리 쪽은 잘 반응하지만 앞이마 쪽은 별 반응이 없다
그런데 이런 탈모증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이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팀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충남대의대 피부과 김창덕 교수·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 조지 코트살렐리스 교수 연구팀은 ‘제9형 섬유아세포성장인자(Fibroblast growth factor9·Fgf9)’가 모낭을 생성시키는 중요한 인자임을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사람의 머리카락 수는 약 10만개로, 모낭(머리카락 뿌리를 감싸고 털에 영양을 공급하는 주머니)은 임신 8주째부터 7개월 사이에 모두 완성된다. 출산 후에는 새로운 모낭은 생기지 않고 평생에 걸쳐 그 수가 줄어든다.
이번 연구팀은 2007년 생쥐의 피부에 상처를 낸 후, 이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표피와 진피의 성체줄기세포가 활성화 되어 새로운 모낭이 생성되는 것을 최초로 밝혀낸 바 있다. 이는 그 전까지 모낭은 태아 때만 생긴다는 상식을 뒤집는 결과였다.
연구팀은 이 연구의 연장선상으로 상처 치유과정에서 표피 재생이 이루어진 후 새로운 모낭이 생성되기 직전에 Fgf9 단백질이 진피층에서 급증하는 것을 관찰하고, 이 단백질이 모낭 생성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실험했다. 연구팀은 상처 치유과정에 있는 생쥐의 피하에 Fgf9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항체를 투여했더니 1㎠ 당 생쥐의 모낭이 3분의 1 수준인 약 10개가 생겼다.
그러나 유전자 조작생쥐모델에서 Fgf9 단백질을 정상보다 많이 작동하도록 했더니 1㎠ 당 평소보다 5배 많은 150개 모낭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사람에게도 Fgf9 단백질 활성을 조절함으로 새로운 모낭을 생성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권오상 교수는 “Fgf9 단백질이 상처 치유과정에서 새로운 모낭의 재생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며 “새로운 모낭을 만드는 방법으로 Fgf9을 발현을 활성화시키거나 증가시키는 기전으로 대머리를 비롯한 탈모증의 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온라인 판 6월2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