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민 변비치료, 새 돌파구 열릴까?
"레졸로가 좋은 점은 다른 변비약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20~21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3 CC(만성 변비, Chronic Constipation) 세미나에서 첫날 연자 중 한 명으로 나선 계명의대 박경식 교수가 레졸로(성분명: 프루칼로프라이드)의 장점을 주제로 강조한 말이다.
■'레졸로'- 기존 변비약 대안으로 등장
지난해 국내 허가를 받은 한국얀센의 만성 변비 치료제 레졸로는 장운동에 직접적 관여하는 5-HT4(세로토닌 4형)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장운동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배변 활동을 정상화하도록 돕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다.
특히, 기존 변비약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성인 여성의 만성 변비 치료제로 허가받은 레졸로는 하루에 한 번 복용하는 경구용 제제다.
▲ 20~21일 경주힐튼호텔에서 열린 '2013 만성 변비 세미나' 첫날 연사로 나선 계명의대 박경식 교수가 '새로운 변비 치료제의 성적 및 안전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만성 변비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장 연동 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증상은 드문 배변, 딱딱한 변, 과도한 힘주기, 복부팽만, 잔변감 등으로 환자에게 육체적 고통을 줄 뿐 아니라 삶의 질도 떨어뜨린다. 만성 변비는 치질, 장폐색, 장 출혈, 궤양 등 이차적인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제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
레졸로는 총 3000명 이상의 만성 변비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임상적 혜택을 입증했다. 18개월 기간 동안 진행된 장기간 연구에서뿐만 아니라 심장 질환 병력이 있던 노인환자, 중증 만성 변비 환자에게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레졸로를 복용한 환자의 73%에서 주 1회 이상 배변횟수가 증가했으며, 장운동 개선뿐 아니라 복부팽만, 불편함 등의 증상도 완화됐다 . 레졸로는 현재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등 약 40여 개국에서 허가받아 기존 변비약에 충분한 효과를 보이지 않은 만성 변비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선보이고 있다.
■부작용 문제 해결… 실질 처방 이어질까
레졸로는 한때 인기를 누린 소화제 '프레팔시드'와 같은 계열 성분의 여성 변비약이다.
프레팔시드(성분명 시사프라이드)는 2000년대 초반 부작용 문제로 퇴출당한 바 있어, 이번 레졸로의 출시에는 부작용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화두가 됐다.
그러나 변비약으로 새롭게 선보인 레졸로는 지난 10년간 부작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한 만큼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주에서 열린 2013 CC 세미나에 참석한 의료진들도 부작용과 관련 레졸로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함께 나타냈다.
▲ 20~21일 경주힐튼호텔에서 진행한 '2013 만성 변비 세미나' 전경.
'약업계 젊은 기자단'이 2013 CC 세미나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의료진들은 레졸로 출시에 따라 만성 변비 치료환경이 변화할 것이라는 대답과 함께 기존 부작용 문제 해결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설문조사에 응한 의료진은 총 42명이었다.
우선 설문에 응한 의료진의 45.24%는 레졸로 출시로 치료환경의 변화를 예상했다. 16.67%는 '현재 치료수단으로 충분하지만, 프루칼로프라이드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대답을 했고, 28.57%는 현재 치료수단으로는 부족했지만, 프루칼로프라이드로 대부분 해결될 것'이라는 긍정적 의견을 내놨다. 반면, '현재 치료수단으로 충분해 프루칼로프라이드가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54.76%를 차지해, 레졸로 출시에 따른 치료환경 변화는 아직 관측이 더 필요해 보인다.
기존 부작용 우려에 대한 설문에서는 66.67%의 의료진이 부작용과 관련 '아직은 불안한 마음이 있다'고 답했으며, 30.95%의 의료진은 '안전성을 믿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프루칼로프라이드를 치료옵션으로 사용하겠다'는 대답도 80.95%를 기록해, '적극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압도해 앞으로 부작용 문제에 대한 부담을 떨쳐버릴 경우 레졸로의 처방 활성화가 기대됐다.
2013 CC 세미나 첫날 좌장으로 나선 연세의대 박효진 교수는 부작용과 관련 "레졸로는 다른 채널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안전한 약물"이라고 말했다. 기존 약물이 다른 수용체에도 영향을 미쳤던 점을, 선택적 수용체에만 효과를 발휘하도록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더불어 "임상에서 두통 등 부작용을 호소한 경우도 대부분 하루가 지나면 부작용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고, 18개월 장기간 사용 환자에서도 만족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한편, 적극적으로 레졸로를 사용하겠다는 의료진의 67.65%는 레졸로가 '기존 치료방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며, 32.35%는 5HT4 수용체 효능제의 효과를 신뢰할 수 있어서' 레졸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레졸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에 아직 부담스럽다는 의료진들은 '효과를 확신할 수 없어서'라고 답한 의견이 50.0%,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어서'라고 답한 의견이 50.0%를 차지했다.
프루칼로프라이드 사용 확대를 꺼리는 의료진 중에는 가격을 문제로 본 경우도 일부 있었다. 이에 대해 계명의대 박경식 교수는 "5월부터 기존 3200~3300원 수준이던 레졸로의 가격이 2000원 수준으로 인하된다"면서 "하루 1회 사용 가격으로, 일반 변비약을 사용해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무리가 되는 가격은 아니라고 본다"고 전했다.
끝으로 현재 여성 환자에게만 적응증을 허가받은 프루칼로프라이드를 '남성환자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47.62%에 달했으며, '남성환자 허가를 위해 사측이 임상자료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47.62%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