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 가벼운 음주 태아에 별 영향없어
1주일에 한두 잔 정도
임신한 여성에게 술이 해롭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된 사실이다. 그런데 한두 잔 정도라면 태아에게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엄마가 임신 중에 가볍게 술을 마신 아기들이 자란 뒤 인지능력이나 행동발달 테스트를 한 결과 임신을 한 뒤 술을 딱 끊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기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이본느 켈리 박사 연구팀이 7세 된 아이들을 상대로 조사한 것이다.
연구팀은 영국 인구통계 조사를 통해 파악된 아이 1만 534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가정을 방문해 부모를 인터뷰하거나 교사를 만나거나 설문조사를 실시해 아이들의 사회적 행동 및 감정적 발달 상태를 조사했다. 이들 아이들의 엄마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그룹(12.7%), 임신을 하면서 술을 완전히 끊은 그룹(57.1%), 임신 중 술을 가볍게 마신 그룹(23.1%), 임신 중에 오히려 술을 더 많이 마신 그룹(7.2%)로 나뉘었다.
임신 중 일주일에 한두 잔 정도 가볍게 술을 먹은 임신부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임신하면서 술을 끊은 엄마의 아이들보다 인지능력 테스트에서 경미한 차이지만 약간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특히 남자 아이들의 경우 가볍게 음주를 한 임신부 그룹의 아이들은 읽기 능력 등 특정 기능에서 더 높은 점수를 보였다.
행동발달 상의 문제에서는 이 두 그룹 간에 별 차이가 없었다. 뉴욕 마운트시나이 병원의 산과 전문의인 케이스 에델만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의사들은 이미 임신 중 간혹 술을 홀짝거리는 것, 특히 첫 3개월 이후에는 태아에게 별 해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수긍이 가는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어느 정도의 음주량이 태아에게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 및 예방 센터(CDC)에서는 임신 중 임신부의 음주는 기형아나 장애아 출산 등을 초래한다면서 음주량이 적더라도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센터에 따르면 현재 임신부 13명 중 한 명꼴로 술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국제산부인과 저널인 ‘BJOG’에 실렸으며 미국 CBS 뉴스가 18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