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의사는 ‘자짬국 주방장’인가?
“박대통령 목숨 살린 봉합수술비는 2만원대”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진료수가는 의사의 수입이 아니라 진료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헐값으로 고품질의 진료를 요구하는 시각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했다.
노환규 회장은 4일 건강의료포털 코메디닷컴과 의약학전문지 K메디뉴스에 기고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두 번째 편지’에서 의사의 현실을 자장면과 짬뽕이 주식인 가상나라 ‘자짬국’의 음식점 주방장에 비유하며 “음식의 품질을 결정하는 연관되는 음식값을 억지로 내리면 주방장은 다른 것으로 벌충하기 마련이라며 의사도 마찬가지일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노 회장은 “진료수가는 진료에 참여하는 보건의료인의 인건비와 검사, 수술에 필요한 각종 재료비에 대한 대가이므로 적정한 진료수가 없이 적정한 수준의 진료가 보장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소변검사 4종의 비용이 940원, 조직검사 판독비용 3210원, 피하주사 및 근육주사 비용 1010원 등 저수가 항목을 나열하고 박 대통령이 2006년 유세 중 피격을 받아 경험한 봉합수술도 단순봉합은 1만2510원이고 5cm 이상이거나 근육층까지 찢어져서 꿰맬 경우에도 2만3920만원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대통령의 목숨을 살린 수술비가 3만원도 채 안됐다는 것.
그는 저수가의 부작용에 대해 “불성실 진료를 초래하여 의료사고 위험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과잉진료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방어진료와 의료비 상승, 중환자를 기피하고 외래를 키우는 기형적 진료형태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보상은커녕 오히려 과도한 규제로 의사들을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하는 지금의 저수가 제도는 국민에 대해 가져야 하는 포용의 마음도 좁히고 있다”면서 국민과 의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의료정책을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진료수가가 OECD 평균의 1/3에 불과한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봉사한 의사를 매도하는 현실에 의사들의 인내가 한계점에 이르렀다”면서 의료정책의 근본적 수술을 촉구했다.
노 회장은 코메디닷컴과 K메디뉴스에서 5회에 걸쳐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문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대안을 찾는 공개편지를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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