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리, 더 오래? 운동할 땐 음악을 들어라
분당 120비트 선호, 달릴 때는 160비트…
운동을 할 땐 음악을 들어라. 달리는 거리가 늘어나고 사이클을 더 오래 타며 헤엄을 더 빨리 칠 수 있다. 지난 달 22일 ‘사이언티픽 어메리칸’은 음악이 운동에 미치는 효과와 그 배경에 있는 심리학을 종합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음악은 “실적을 향상시키는 합법적 마약의 하나”로 생각될 정도다.
1911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사이클 선수들은 밴드가 연주하고 있으면 조용할 때에 비해 페달을 빨리 밟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후의 여러 연구에서 분명해진 사실을 두루 살펴보자. 이에 따르면 운동용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두 요소는 템포, 즉 속도와 리듬 반응, 즉 춤을 추고 싶게 만드는 정도다. 음악에 맞춰 머리를 흔들거나 발가락을 까딱거리거나 춤을 추려 하는 것은 본능이다. 이를 자극하는 음악은 빠르고 비트가 강한 곡이다. 최근 대학생 184명에게 물어본 결과 운동할 때 인기 있는 곡은 힙합(28%), 록(24%), 팝(20%)의 순이었다.
둘째,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진동수가 2헤르츠인 리듬을 좋아한다고 일부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이는 초당 2비트, 분당 120비트에 해당한다. 사람들에게 손가락으로 박자를 맞추거나 걸어보라고 했을 때 무의식적으로 이 박자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었다. 1960~1990년 생산된 팝송 7만4000여 건을 분석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러닝머신에서 달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분당 160비트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송자(Songza )같은 스마트폰 앱은 최고 속도로 달릴 때는 180비트 음악을 들으라고 권한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분당 145비트를 넘어서면 그 이상의 효과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박자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것은 신체에서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해준다. 동작을 조화롭게 조정하는 데 들어가는 수고를 덜어주는 덕분이다. 지난 해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음악에 맞춰 사이클을 탄 사람들은 음악 없이 타는 사람들에 비해 동일한 힘을 내는 데 산소 필요량이 7%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이 어떻게 해서 운동을 오래 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지도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 피로가 쌓여 쉬고 싶을 때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는 효과가 그것이다. 근육에 젖산이 쌓이고 심장이 힘들게 뛰고 땀이 많이 나면 뇌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음악은 이 같은 생리적 피드백과 뇌에서 경쟁하며 이를 교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비욘세나 에미넴이 바로 옆에 함께 있다고 하면 16킬로미터를 뛰거나 역기를 추가로 몇차례 더 드는 것이 좀더 쉽게 느껴진다.
음악과 동작은 뇌에서 특히 깊게 얽혀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조용히 앉아있는 사람이라도 즐거운 음악을 들으면 뇌에서 동작을 조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보조운동영역, 소뇌, 기저핵, 배쪽 전운동피질)의 전기활동이 늘어난다. 음악에 박자를 맞춰 움직이려는 본능의 배후에는 이 같은 신경의 혼선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시각을 지닌 연구자들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