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 1일1식과는 다르다
박용우 원장의 리셋 클리닉
내가 감수한 ‘간헐적 단식법’이라는 책이 정식 출간에 앞서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원제목은 ‘the fast diet’, 그 내용은 일주일에서 5일은 정상으로 취식하고 2일은 단식, 혹은 절식하는 5:2 다이어트에 대한 것이다. 저자인 마이클 모슬리는 의사 자격을 가지고 있는, 방송 프로듀서이다. 그는 2012년 영국 BBC TV 의 대표적인 과학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현재 이 방송은 유트브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는데, 방송 초입에 사람들이 건강하려면 운동을 해야한다고 화두를 던진다. 물론 운동은 건강해지기 위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으며,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운동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한다. 이 부분, 배고파하지 말고, 힘들게 운동하지 말라고 하는 나의 다이어트 지론과 같아 반가웠다.(물론 운동을 하지 말란 이야기는 아니며 고강도의 운동을 짧게 시행하는 것이 좋다.) 운동보다 중요한 것은 매일매일의 식습관이다.
좋은 식습관이란, 몸에 좋은 것을 먹는 것, 즉 질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양을 먹느냐도 포함된다. 방송에서는 IGF-1(인슐린유사성장인자)와 같은 것을 언급하면서 음식 섭취를 일시적으로 줄였다가 나중에 필요한 만큼 다시 늘려주는 것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과학적 이론을 모두 설명하려면 내용이 길어지므로 다음 칼럼에서 이야기하고 오늘은 올바른 단식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핵심은 단식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는 것이다. 마이클 모슬리는 직접 다이어트에 돌입하여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 효과적이면서 어렵지 않은 단식인 5:2 다이어트에 정착했다. 방송 후 5:2 다이어트는 순식간에 서구권에서 화제가 되었고, 현재 아마존 서적 분야에는 마이클 모슬리의 책 외에도 다수의 5:2 다이어트 관련 책들이 베스트셀러로 올라와 있다.
‘간헐적 단식법’ 감수를 맡으면서 나 또한 마이클 모슬리처럼 직접 간헐적 단식에 참여하고 있다. 1일1식이 건강을 해치고 오히려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바로 앞서 말했으면서 본인은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SBS 방송을 통해 1일1식과 간헐적 단식이 함께 회자되면서 이 두 가지 다이어트 방식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1일1식은 매일을 하루에 1끼를 먹는 극단적인 절식으로 장기적인 단식과 흡사한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간헐적 단식은 이름 그대로 가끔 하는, 적절한 방식의 절식이다.
일주일 중 닷새는 먹고 이틀을 굶는다고 간헐적 단식이 아니다. 5일을 폭식하거나 거꾸로 5일마저도 지나치게 절식한다면 건강한,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할 수 없다. 5일은 평소와 비슷한 양으로 먹되 먹는 음식의 질을 관리해야 한다. 트랜스지방, 액상과당은 금하고 단순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되, 단백질과 채소는 충분히 먹어도 된다. 2일은 물만 섭취하고 완전히 굶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남성 600칼로리, 여성 500칼로리 정도를 섭취하면서 미량영양소를 공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단식을 하는 2일은 연속이어도 되지만 이틀 간의 단식은 일상생활을 원활하게 유지하기엔 다소 힘이 부치므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하는 것이 수월하다. 일례로 나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을 단식일로 삼았다.
왜 5:2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일까. 그 효과 면에서도 그렇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나치게 배고프지도 않고 따로 돈을 들이거나 시간을 더 낼 필요도 없다. 물론 모든 다이어트가 그렇듯 이 역시 비전문가, 의지력이 약한 개인이 혼자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때문에 그룹으로 함께 도전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더욱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