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신의 영역...남녀 性 바꿀 수 있다
아담과 이브의 경계가 무너지는가?
유전자 조작으로 태아의 성별을 바꾸는 치료법이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아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이 치료법은 향후 성인에게도 적용돼 남녀가 보다 쉽게 성을 바꿀 도구가 될 수가 있어 의학계와 종교계 등이 사생결단의 논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콜럼비아 대학교 불임생식연구소의 슈거레이 라이 교수는 “남성 유전자(male-determining genes)가 X염색체 안에 들어가면 변이가 일어날 수 있는 점에 착안해 태아의 성별을 바꾸는 치료법을 개발해 동물실험을 거쳐서 FDA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고 1일 밝혔다.
라이 교수에 따르면 인간의 성(性)은 X, Y염색체의 조합으로 결정된다. 성염색체가 모두 X인 난자와 정자가 만나면 여성(XX)이, X와 Y염색체가 결합하면 남성(XY)이 태어난다. 사람은 성염색체 두개를 포함해 모두 46개의 염색체를 갖고 있는데 염색체는 유전자로 구성돼있다.
라이 교수는 “여성은 두 개의 X염색체 중 한 개는 거의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연구결과 일부 유전자는 활동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들 유전자를 조작해 성호르몬과 관계가 없는 남녀 성별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치료법은 향후 성인에게도 적용될 수가 있어 개인이 성 선택권을 갖는데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에 대한 정체성을 겪는 사람이 유전자 치료를 통해 보다 쉽게 성을 전환하는 데 쓰이게 된다는 것.
그러나 이에 대해 종교계와 윤리학계에서는 ‘신의 영역’에 침범한 것으로, ‘판도라의 상자’를 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기독교윤리위원회의 아이노 리수 위원장은 “인간이 모든 것을 제 멋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이 현재 상상하지도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과학은 보다 더 겸손해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FDA(Fool’s Day Administration)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서 “오로지 유전자 연구 목적에만 허가한 것으로 확대해석을 경계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한편 콜럼비아 대학교는 우리나라 차병원의 협력병원으로 이번 연구에서도 차병원의 조정현 박사 등 불임생식 분야의 세계적 대가들이 결정적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