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는 독감, 걸비스는 말라리아에 덜미
말라리아 감염이 원인
이달 초 싱가포르 센토나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 골프대회. 한국의 ‘골프 여왕’ 박세리와 미국의 ‘미녀 골퍼’ 내털리 걸비스가 대회 도중 갑자기 기권을 했다. 그러자 두 스타플레이어의 중도 포기 이유를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국내로 돌아온 박세리는 검사 결과 독감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비슷한 증세를 보였던 걸비스는 독감이 아니라 말라리아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걸비스가 미국 애리조나의 집으로 돌아와 치료를 받은 결과 말라리아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걸비스가 걸린 말라리아는 어원적으로 ‘나쁜 공기’란 뜻을 갖고 있다. 옛날에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줄 알고 붙인 ‘잘못된 이름’이다. 19세기 후반 프랑스의 의학자 샤를 라브랑이 모기가 원충을 옮겨 발병한다는 것을 밝혀내 노벨상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학질로 불려왔다. 말라리아는 플라스모디아라고 불리는 혈액 기생충 질병으로, 얼룩날개모기류에 속하는 암모기가 사람의 피를 빨 때 옮긴다. 대표적인 것으로 3일열, 열대열, 4일열, 난형의 네 종류가 있다. 말라리아는 지구촌에서 가장 무서운 전염병이다.
매년 100여개 나라에서 2억~3억 명이 감염되고 100만~300만 명이 희생된다. 말라리아가 우리나라에서는 1979년 사라졌다가, 1993년 파주 지역에서 환자가 나타나기 시작해서 확산되고 있다. 북한의 중국얼룩날개모기들이 비무장지대를 넘어와서 유행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환자가 증가해 매년 1000~2000명이 앓는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발생하는 3일열 말라리아는 클로로퀸과 프리마퀸을 복용하면 잘 치료된다. 열대열 말라리아는 약에 내성이 보이는 경우가 많고 합병증 때문에 숨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걸비스는 말라리아 치료 때문에 이번 주 열리는 LPGA 투어 도넬리 파운더스컵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사진 = 박세리 공식사이트, 걸비스 페이스북)